국토부-제2공항 반대단체 간담회, 진전 없이 마무리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최종 권고안을 제시할 검토위원회가 파행 3개월만에 활동 재개를 위한 협의에 나섰지만, 확연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특별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오후 3시 국회 세미나실에서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대표단과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양측의 대화를 적극 추진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국회의원(제주시 을)과 청와대 관계자도 동석해 의견 조율에 참여했다.

간담회의 의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및 기본계획 재조사 용역 검토위원회(이하 검토위원회)의 재개 여부, 또 하나는 공론조사나 여론조사, 주민투표 등의 방식을 통해 제2공항 찬반 여부를 묻는 방안의 실행 여부다.

간담회는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됐지만, 양측은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보 제2공항성산읍반대위 집행위원장은 [제주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긴 얘기를 나눴지만 결론이 난 것은 없다. 입장을 좁힐만한 여지는 있다고 보지만, 우리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곧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이 끝나는데, 대책위는 검토위원회가 재개된다면 검토위 권고안이 마련될 때까지 기본계획 고시 역시 연기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국토부는 '마냥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우리측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공론조사와 관련한 문제도 국토부는 '제주도가 주체가 돼야지, 국토부가 주체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당초 국토부는 지난달 열린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객관적 절차에 의해 도민의견을 수렴해 제출할 경우 이를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 말에 책임지라는 것이 대책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오는 28일 한 차례 더 협의를 갖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그 사이에 유선으로 접촉하면서 의견 차를 조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종 협의에 앞서 오는 25일에는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예정돼 있어 공항 인프라 확충 사업에 대한 후임 장관의 정책적 판단도 주요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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