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답 만들고 명월성 지킨 물왓동네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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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의 산물] 109. 동명리 명월진 산물

명월진성 가까이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진근이(鎭近村)이라 했던 제주 한림읍 동명리. 동명월로 명월진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명월진성은 제주도 지정문화재 29호다. 이원진 제주목사의 ‘탐라지’에 보면 “명월 땅은 냇물이 풍부하나 성곽이 없어 비양도와 가까워 왜선이 칩입을 방지하기 위해 축성하였다”고 한다.

냇물이 풍부하여 성곽을 축성했다고 기록된 것처럼, 동명리 마을은 옛부터 ‘수류천(水流川)’이라 부를 만큼 물이 풍부한 마을이다. 그래서 물왓(밭) 동네라고도 한다. 예전에는 마구수(馬口水)라고 지칭한 옹포천 물줄기인 쌍계수(雙溪水)를 이용하여 동명답(東明沓)이라는 논밭을 조성했을 정도다. 그만큼 크고 작은 산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대표적인 산물로 개명물(가명물)과 문두물이 있다. 

개명물은 물맛이 좋다고 알려져 1960년대에 상수원으로 이용하였는데, 이 물의 특징은 땅에서 솟는 산물과 달리 누운오름 남사면에서 발원하는 옹포천에서 용출되는 물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가뭄에는 물이 메마르기도 한다. 이 산물은 원래 사각 돌담의 공동빨래터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지금은 비가림 시설의 현대식 구조물로 바뀌어버렸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개명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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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물 빨래 광경.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문두물은 개명물에서 북동쪽으로 17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이 역시 옹포천의 물로 산물입구에는 물을 수리하는 데 공헌했다는 기념비가 서 있다. 이 산물은 두 개의 물통으로 식수용과 빨래용으로 나누어 사용했다. 이 물을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좋아진다고 하는 속설이 전해진다. 지금 이 산물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지원으로 개명물처럼 현대적으로 개조되었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개수 전 문두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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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수 후 문두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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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물 수리 기념비.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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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두물 빨래하는 아낙.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외에도 동명리에서 제일 큰 산물이라는 조물은 지금 한림정수장 상수원으로 사용 중이다. 다만, 여름철에는 종종 조류가 번식되어 수질에 문제가 있는데, 원인은 금악 등 상류지역에서 발생한 양돈 등 축산폐수로 보인다. 조물은 개명물 건너편 황룡사에서도 일부 용출되어 절의 생활용수로 사용되고 있으며 산물 터의 옛 형태가 일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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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정수장 내 조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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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내 조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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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에서 생활 용수로 이용하는 모습.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예부터 개명물과 문두물은 제주도기념물 제29호인 명월성을 지키는 물이었다. 탐라지 등 옛 기록에는 동명리의 산물들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 지영록에는 ‘북성 안에 솟는 샘이 있다. 천만의 군사라도 길어다 쓸 수 있게 무궁하다. 동문 밖에도 또한 큰 시내가 있어 성을 안고 서쪽으로 흘러가다가 안의 샘물과 합쳐져 북수구 바깥에서 논밭에 물을 대면서 북쪽으로 바다에 들어간다’고 하였다. 

이처럼 성안에 샘이 있고 마치 냇물처럼 물이 솟아남으로 사철 물 걱정이 없었다고 하였지만, 엄밀히 말하면 산물이 아니라 옹포천의 지표하수가 복류하여 흐르다 산물처럼 솟아나는 하천의 물이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옹포천.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 고병련(高柄鍊)

제주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거쳐 영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수자원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공학부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사단법인 동려 이사장, 제주도교육위원회 위원(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고연(노인요양시설 연화원) 이사장을 맡고있다. 또한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위원과 행정자치부 재해분석조사위원, 제주도 도시계획심의, 통합영향평가심의, 교통영향평가심의, 건축심의, 지하수심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건설기술심의와 사전재해심의 위원이다.

제주 섬의 생명수인 물을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비영리시민단체인 ‘제주생명의물지키기운동본부’ 결성과 함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제주 용천수 보호를 위한 연구와 조사 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을 통해 지킴이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섬의 생명수, 제주산물> 등의 저서와  <해수침입으로 인한 해안지하수의 염분화 특성> 등 100여편의 학술연구물(논문, 학술발표, 보고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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