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북 중부락물이 매립돼 사라졌다.
화북 중부락물이 매립돼 사라졌다.

상수도가 없던 시절 제주도민의 생명수였던 '용천수'가 15년만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21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제주도 용천수 보전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박원배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제주도 용천수 관리현황과 향후 정책과제'로 발제했고, 고병련 제주국제대 교수, 정광중 제주대 초등교육과 교수,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공동대표,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 장영진 제주도 물정책과 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용천수는 대수층을 따라 흐르던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을 통해 지표면으로 자연스럽게 솟아나는 물이다.

상수도가 없던 시절에 용천수는 제주도민의 삶의 원천이자 생명수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난개발과 지하수 과다사용으로 용천수가 1999년 조사 당시 1025곳에서, 2014년에는 661곳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매립되거나 멸실된 용천수가 270곳, 확인이 되지 않는 용천수도 94곳이나 됐다.

또 남아있는 용천수 661곳 중 133곳은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했지만 서부 및 서남부 지역의 경우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아 부적합한 경우가 많았다.

상수원으로 이용되는 용천수는 32곳이며, 생활용 147곳, 농업용 21곳이다. 이용되지 않는 용천수는 448곳이나 됐다. 

박원배 선임연구위원은 제주 용천수의 위협요인으로 인구 및 관광객 증가, 지하수 개발 증가, 난개발 등 토지이용변화, 가축분뇨, 위생처리장 등 잠재오염원 증가 등을 꼽았다.

박 위원은 "용천수 이용에 따른 규제나 의무 부과가 불가능하고, 조례 실행력이 약하는 등 제주특별법에 용천수 관리 근거가 없다"며 "토지형질변경 등 각종 개발사업시 용천수 수량.수질 보전을 위한 고려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천수 상류지역 개발사업 등으로 수량.수질 문제 용천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지역주민의 무관심으로 매립과 훼손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박 위원은 용천수 이용시설 정비로 인해 오히려 훼손되거나 수량이 감소.고갈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위원은 "정비 가이드라인 부재로 비전문가에 의해 정비되면서 용출지점 훼손이나 수량고갈, 수질오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용 편의성 위주의 정비로 주변환경과 부조화되거나 원형이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천수 보전과 관리를 위해 박 위원은 "용천수 보전.관리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행정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용천수 보호지역 지정관리하고, 보전대상 용천수 주변 오염원도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용천수의 수문지질학 특성을 연구하고, 함양량 연구도 뒤따라야 한다"며 "역사.문화가치 발굴을 위한 스토리텔링이나 생태학적 가치발굴도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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