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추념식 피날레, 원곡 부른 안치환에 어린이합창단·광주시립합창단 등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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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열린 4.3희생자추념식의 마지막 순서인 안치환의 곡 '잠들지 않는 남도' 제창.ⓒ제주의소리

긴 시간 제주4.3의 한(恨)을 위로해온 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가 드디어 4.3 추념식에서  모두의 입으로 불렸다.

3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의 마지막 순서는 가수 안치환의 곡 <잠들지 않는 남도> 제창이었다. 

안치환이 작사·작곡해 1988년 발표한 4.3노래 <잠들지 않는 남도>는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4.3노래다. 광주5.18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있었다면 4.3에게는 <잠들지 않는 남도>가 있었다. 

그럼에도 정작 중요한 4.3추념식에서는 불리지 못했다. 인지도, 의미 모두를 고려하면 일찌감치 불렸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외되면서 논란을 야기 시켰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4년, 4.3과 아무런 연관 없는 성악곡 <아름다운 나라>를 합창곡으로 채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잠들지 않는 남도>는 4.3 70주년을 맞은 지난해 처음으로 공식 순서에 포함됐다. 하지만 참석자와 다 같이 부르는 제창이 아닌 4.3희생자 유족들로 구성된 '4.3평화합창단'의 합창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1년이 지난 올해, 드디어 모든 참석자가 함께 부르는 제창으로 발전했다.

피날레 무대를 장식한 구성원들이 주는 의미도 남달랐다.

안치환과 4.3평화합창단으로 시작해 제주KBS어린이합창단, 제라진 소년소녀합창단과 광주시립합창단 그리고 제주도립 제주·서귀포합창단까지 차례로 나와 무대를 완성했다. 미래 세대(어린이)와 같은 아픔을 공유한 역사(5.18)를 함께 아우르는 의도를 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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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평화합창단, 제주KBS어린이합창단, 제라진소년소녀합창단, 광주시립합창단, 제주도립 제주합창단-서귀포합창단과 안치환이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부르고 있다. ⓒ제주의소리

안치환은 추념식이 끝나고 헌화 시간까지 남아 <4월 동백>,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불렀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안치환은 “30년 전에 만든 노래(잠들지 않는 남도)를 계속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30년 지난 후에 4.3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 <4월 동백>과 아름다운 여러분을 위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겠다. 편하게 헌화·분향하시길 바란다"면서 힘껏 열창했다.

안치환은 지난 2017년 <잠들지 않는 남도> 음원을 4.3추념식, 위령제에서 무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4.3희생자유족회와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날 추념식에 참석한 이모씨(46)씨는 "1990년대 대학생 시절, 집회 현장에서 불렀던 <잠들지 않는 남도>를 추념식장에서 제창으로 부르니 가슴이 뭉클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념식이 끝나고 공연을 이어가는 안치환. ⓒ제주의소리
추념식이 끝나고 공연을 이어가는 안치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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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념식이 끝나고 공연을 이어가는 안치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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