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희신 제주도청 주무관

‘청정 제주’가 쓰레기 불법 수출 사태로 국제적으로 위신이 크게 손상됐다. 

해외로 수출된 불법 쓰레기 사태를 보면서 ‘나 자신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나’라고 자문해 본다. 

편리성을 지향해 온 현대사회에서 나 또한 좀 더 편리함을 추구해 왔다. 값이 싼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포장지 등으로 많은 것을 해결해 왔다.

하지만 편리해진 일회용 포장 서비스들이 난무하는 생활양식에서 금방 금방 쌓여가는 집안 쓰레기, 넘쳐나는 아파트단지 쓰레기 수거함을 볼 때마다 일회용의 순간적 편리성은 더 큰 불편함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일회용으로 버려진 쓰레기의 사회적 처리 비용이 일회용품 생산 가격을 넘어서고 있다. 

이웃 간에 쓰레기 배출 문제로 야기되는 불화들도 잦아지고 있다. 

쓰레기 처리가 사회적 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된 지는 오래됐고, 그동안 ‘청정 제주’를 지키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 및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수많은 정책과 예산이 투입돼 왔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와 요일별 쓰레기 분리배출 시행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수많은 민원으로부터 담당 공직자들은 밤낮으로 격무에 시달려 왔다.  

제주도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쓰레기 처리의 한계와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의 쓰레기 불법 수출 사태가 발생된 것에 대하여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희신 주무관
고희신 주무관

 

환경 문제가 우리 제주에만 국한될 수 없다. 바다로 밀려드는 이름 모를 대량의 해양쓰레기와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다는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하지만 제주를 지켜야 하는 우리 도민들이 쓰레기 배출 등 환경문제에 있어 모범적인 생활양식이 정착화돼 있다면 관광객들은 함부로 쓰레기를 버릴 수 없을 것이고 국제적인 쓰레기·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당당하게 제주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쓰레기 문제는 각 개인에서 시작되고 해결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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