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경찰서, 제주도 고위공무원 등 5명 업무상 배임 혐의 입건

제주 서귀포시 최고위급 공무원이 평소 친분이 있는 전직 고위 공직자의 개인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예산을 제멋대로 전용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서귀포경찰서는 최근 제주도 고위공무원 A씨를 업무상 배임 및 직권남용 혐의로 입건했다고 5일 밝혔다.

또 A씨에게 공사를 청탁한 B씨, 서귀포시 사무관 C씨, 6급 공무원 D씨, 7급 공무원 E씨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전직 제주도 고위공직자 B씨에게 개인적인 청탁을 받아 B씨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서귀포시 소재 모 리조트 주변에 배수로 정비사업을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로부터 부탁을 받은 후, 2017년 12월 C씨에게 공사 검토를 지시했고, C씨는 D씨와 E씨에게 업무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통해 리조트 앞 도로에는 너비 50cm, 길이 115m의 배수로가 설치됐다.

이 과정에서 서귀포시는 사업비를 확보하기 위해 성산읍 온평리 배수로 정비사업 명목으로 편성됐던 예산 1억원을 전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온평리의 경우 아직도 배수로 정비가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민원에 따른 사업을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되면 현장 확인과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데, 해당 사업의 경우 애초에 사업내용이 없었다"며 "결국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던 온평리 주민들이 피해를 본 셈"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이달 말쯤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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