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태 의원 ‘탐라문화권 사업’ 발언 논란…원희룡 지사 “탐라국, 고려 편입 후 천년 역사”

9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문종태 의원. ⓒ제주의소리
9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문종태 의원. ⓒ제주의소리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탐라국을 고조선 유민들이 세웠다”는 검증되지 않은 역사관이 구설을 낳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종태 의원(일도1·이도1·건입동)은 9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국회에 계류중인 탐라문화권 관련 법안 처리를 위해 제주도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문 의원은 “백제문화권은 2조원 이상이 투자된 국책사업으로 진행했고, 또다시 신청을 했다. 개인적으로 부럽다”면서 “주관부서가 어딘 줄 아느냐. 기획관실에서 했다. 별도의 조직을 만들었다”고 다른 지역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세계유산본부가 맡고 있는데, 유산본부가 정부를 상대로 설득하는 것과 별도의 팀을 만들어 설득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제주 이야기, 탐라의 이야기가 있는 개발이 이뤄지려면 그에 걸맞는 소관부서를 만들어서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제주 문화유산 관련은 세계유산본부가 통합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되면 사업규모와 예산규모도 달라지게 된다. 법 통과 이후 그에 맞는 태세를 갖추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도정질문은 흡사 원 지사를 상대로 역사교육을 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역사관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문 의원은 탐라국 건국과 관련해 “고조선 멸망 후에 유민들이 한반도 일대에 나라를 세우게 된다. 이 시기에 탐라국이 건설됐다. 고을라는 고구려 계통 부족이, 양을라는 예맥족의 나라, 부을라는 부여 계통 이민족이 세운 부족이다. 이들이 연합해서 탐라를 건설했다는 학설이 매우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을라’는 북방 민족이 쓰는 족장이다. 이런 걸 종합하면 북방 민족들이 내려와 탐라국을 건설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또 “탐라가 가야보다 한반도에 영향을 더 미쳤다”는 주장도 폈다.

문 의원은 탐라문화권 사업 예산과 관련해 “도청이 추계한 비용은 1491억원이다. 가야권 사업 8200억원에 비해 너무 적다”며 “제주의 뿌리인 탐라국에 대한 명확한 역사인식, 역사문화권 사업에 대한 개념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의 답변 내용도 부적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원 지사는 ‘탐라국 역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 의원의 질문에 “탐라국 천년, 고려 편입된 후 천년이라는 사실은 천하가 다 안다”면서 “구체적인 사료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다”고 답변했다.

역사학계에서는 탐라국을 고려 목종 1002년(목종6년) 때 고려에 편입되기 전 독자적인 국가체제를 유지해온 약 천년 간의 독립국가체제라고 설명한다. 원 지사가 “고려 편입 후 천년”이라고 말한 것은 ‘고려 편입 전 천년’을 오인 또는 말실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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