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교육용 클린하우스’ 구축사업 논란…“쓰레기 처리 애로” vs “실습용”

일선학교에 보급된 일명 '미니 클린하우스'로 불리는 '친환경 녹생생활 실천학습장'. ⓒ제주의소리
일선학교에 보급된 일명 '미니 클린하우스'로 불리는 '친환경 녹색생활 실천학습장'. ⓒ제주의소리

일선학교에 교육용으로 설치된 ‘친환경 녹색생활 실천학습장’이 학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장소로 전락하면서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김창식 교육의원(제주시 서부지역)은 10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을 통해 실속 있는 환경교육 추진을 위한 지원예산 증액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는 취임 후 청정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2015년도에 ‘제주도 환경교육종합계획’을 수립했고, 2017년부터 학생들이 쓰레기 분리배출과 자원순환 과정을 체험하기 위한 ‘친환경 녹색생활 실천학습장’(교육용 클린하우스) 구축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7개교에 설치됐고, 올해에도 17개교에 설치될 계획이다.

지난 2년 동안 지원된 예산은 3억4000만원. 대략 1개교에 2000만원 정도가 지원됐다.

김 의원은 “학생들이 13가지 품목별 쓰레기 분리배출을 직접 체험하면서 평소 경험하지 못한 자원의 순환과정을 실천하는 생활환경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제주도의 모범적인 환경교육 지원사업 모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0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뒷모습)을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김창식 교육의원. ⓒ제주의소리
10일 열린 제37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뒷모습)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하고 있는 김창식 교육의원. ⓒ제주의소리

문제는 너무나 더딘 사업추진 속도다.

김 의원은 “현재의 속도로는 도내 모든 학교에 ‘친환경 녹색생활 실천학습장’을 설치하려면 19년이나 걸린다”며 환경교육 관련 예산증액 필요성을 역설했다.

예산지원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부작용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행정에서 학교에서 진행하는 교육용 클린하우스에서 배출된 쓰레기를 행정에서 수거하지 않고 있어 학교현장에서 쓰레기 처리에 애로가 있다고 전한 것.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제주도가 각 학교의 분리배출 쓰레기 수거문제에 대한 애로사항을 해결해주지 못할 경우 ‘친환경 녹색생활 실천학습장’ 구축 지원사업이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원 지사에게 해결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원 지사의 답변은 허를 찔렀다.

원 지사는 “어릴 때부터 하는 환경교육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그런데 17개 학교에 지원된 ‘미니 클리하우스’는 실습용이지, 쓰레기를 실제 배출하라고 하는 것은 아니”라며 “자체적으로 처리하던 것을 ‘환경교육용’으로 제공한 것을 빌미로, 우리더러 치우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그러면서도 원 지사는 “물론 모든 학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협조가 잘 되는 곳도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교육청과 실태조사도 하고, 재발되지 않는 체제를 갖추는 것을 전제로 더 많이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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