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이상봉 의원, 4.3 추모기간에 서울서 정치발언 비판...원 지사 "정치적 소신대로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4.3 추모기간에 서울에서 보수정치세력 창립식에 참석, 정치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4.3 특별법 개정에 올인해도 모자랄 판에 집권여당을 싸잡아 비판하고, 보수당인 자유한국당의 행태마저 비판해 '중앙정치'를 하고 있다는 질책이 나왔다.

이상봉 도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을)은 11일 제주도의회 제37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원희룡 제주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진행했다.

이날 이상봉 의원은 지난 4월1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서울에 올라가 보수 정치세력인 '플랫폼 자유와 공화' 창립행사에서 발언한 내용의 영상을 5분 이상 틀었다.

최근 유튜브에 꽂힌 원 지사가 자신의 '원더풀TV'에 올린 내용이었다.

영상에서 원 지사는 "대한민국은 지금 미세먼지 심각단계인데 정치나 안보, 경제, 사회 모두 다 심각단계"라며 "문재인 정부의 나는 선이고, 너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태도, 다른 의견은 억누르고, 과거 정권 탓으로 돌리는 독주 속에서 대한민국을 둘러싼 미세먼지는 해결은 커녕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촛불을 받들겠다고 집권한 정권으로 국민을 통합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해야 함에도 일을 해낼 능력과 책임감은 사라지고, 다른 기득권이 하던 것을 그 자신이 차지하고 앉아서 통제국가, 명령경제, 진리독점이라는 독재와 실패로 몰고갔던 망령들을 되살려내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이상봉 도의원
원희룡 제주지사와 이상봉 도의원

원 지사는 "선거전투에 능하고, 탄핵과 촛불정국에서 준비가 안된 채로 너무나 손쉽게 정권을 획득하다보니 이제는 경쟁세력, 반대세력을 더 파괴하고 더 먹칠하고, 국민들을 갈라놓으면 몇십년 집권할 수 있다는 전략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원 지사는 "소위 진보와 보수의 널뛰기에 의해 서로 집권하면 똑같이 하면서, 정권을 잡으면 똑같은 기준을 갖고 서로 공격하는 도돌이표식 한국정치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며 "2년전 촛불 들고 나갔던 사람이 나라걱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 지사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출발을 함께 기약할 수 있는 그런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저도 거기에 집중하고 싶은데 제주도 골치 아픈 일이 많다"며 "제2공항, 녹지국제병원 등 온갖 것들이 많다보니 한편으론 제주도정에 전념하면서도 제주도 혼자 잘될 방법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원 지사는 "더욱이 제주도는 현재의 집권세력 텃밭처럼 여기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눈뜨고 할말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덧붙였다.

이상봉 의원은 "지사는 야당 대표가 아닌 69만 제주도민을 책임진 정치가이기도 하지만 먼저 행정가"라며 "도민의 삶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소신 그대로다. 저 영상 뒤에는 현재 야당, 기존 보수세력들에 대해서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질타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원 지사가 발언한 날은 4월1일로 4.3추념기간이었다"며 "여야를 아우르면서 4.3특별법을 통과시키기에도 힘이 모자란데 자기 정치적인 발언을 하면 특별법 개정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타박했다.

이 의원은 "지사 개인의 정치적 입장 표시는 존중하지만 원 지사는 혼자 몸이 아니"라며 "제가 볼 때 한심하다"고 혹평했다.

이 의원은 "4.3 추모기간이 아니었으면 덜 불쾌했을 것"이라며 "특별법 개정을 목전에 두고 여야 정치권을 아우러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돌출행동은 특별법 개정에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제가 말한 내용 취지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소통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사께서 출마선언 당시 도민만 바라보겠다고 했다. 초심을 잃어선 안된다"며 "지난 4년 동안 역대 도지사 보다 지방세 수입이 풍족했지만 현실적으로 기반시설이 하나도 이뤄진 게 없다"고 비판했다.

원 지사는 "제주의 최대 현안 문제인 사회기반시설 포화를 해결하겠다"며 "제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하루  아침에 해결되지 않지만 남탓하지 않겠다"며 "또 다른 최대 현안인 제2공항과 관련해서 집권여당은 여당답게 책임있게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4.3추모기간에 현정부와 여야 정치권을 모두 비판했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주장했다"며 "이런 도지사의 행보에 제주도가 무슨 이익이고, 복리혜택이 되느냐. 심히 걱정스럽다. 도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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