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되고파” 정태춘의 깊은 속내에 제주팬들 ‘감동’
“소진되고파” 정태춘의 깊은 속내에 제주팬들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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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일 제주 공연 앞두고 토크콘서트...짧지만 진솔한 대화 ‘성황’

 ‘시대의 음유시인’ 정태춘이 제주도민과 짧지만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정태춘은 12일 오후 6시 제주시 삼도2동에 위치한 갤러리 ‘포지션 민 제주’에서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13일과 14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여는 정태춘·박은옥 데뷔 40주년 기념 전국투어 <날자, 오리배> 제주 공연과 연계한 사전 행사다.

아담한 현장에는 강창일 국회의원, 현기영 작가, 강요배 화백을 비롯해 정태춘과 동시대를 살아온 세대들로 가득 찼다. 애초 정태춘, 박은옥 모두 올 예정이었으나 일정 상 정태춘 혼자 참여했다. 사회는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이 맡았다.

토크콘서트는 60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태춘의 생각과 목소리를 더 가까이 듣는 소중한 자리가 됐다.

ⓒ제주의소리
정태춘은 12일 오후 제주시 삼도2동 갤러리 '포지션 민 제주'에서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제주의소리

정태춘은 “10여 년 전부터 노래 만드는 일도 접고, 푹 파묻혀서 한가로이 떠났었다. 사람들이 나를 잊어버리니 오히려 고마울 만큼, 내 인생도 소진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편안히 글씨만 썼다. 그런데 데뷔 40주년이라서 방송에도 신문에도 나왔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정태춘은 “신기한 게 언론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마치 나를 전쟁터에서 돌아온 용사처럼 극진히 대하더라. 나는 스스로 잊혔다고 생각했고 더 할 말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 현상에 누군가 ‘당신은 지금 사람들의 부족한 것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면서 “난 그것은 세상과의 거리감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현대사의 수많은 싸움 속에서 누구는 이겼다고 말하고, 누구는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고, 하나씩 이겨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스스로 패잔병이라고 여긴다. 내가 바라는 것이 있었고 싸웠지만 이기지 못했다”고 덤덤하게 풀어냈다.

ⓒ제주의소리
정태춘(왼쪽)과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제주의소리

정태춘은 그 싸움에 대해 '사전 심의제도 철폐' 경험을 들어 설명했다.

그는 “뮤지션이 한 곡당 3000원씩 자진부담하면서 정부에 검열 받던 제도는 사라졌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훨씬 좋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난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지금은 정부 검열이 아닌 시장의 검열이 있다”면서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다. 모든 문화 예술에 시장의 검열이 따라붙는다. 나 역시 도태될 것인가, 나만의 진열대를 작게라도 만들어 판매할지 기로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그 순간, 정태춘의 선택은 자발적인 퇴장이었다.

정태춘은 “시장의 선택을 받아서 이윤이 많이 발생하면 어마어마한 보상을 받고, 그렇지 못한 예술은 소외되고 배제된다. 나는 그런 상황이 비윤리적이라고 판단하고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고 10여 년 간의 공백을 밝혔다.

정태춘은 “내가 바라는 세상은 지금 모습이 아니다. 실현 가능성이 있든 없든 이런 (자본주의) 문명과 세상은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쓱’ 빠져서 내 생명 하나만 잘 소진시키자, 조용히 소진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40주년으로 상황이 바뀌면서 이렇게 오게 됐다”며 “아마 많은 분들이 정태춘을 반겨주는 이유가 ‘40주년을 마치고 다시 빠질 것 같아서’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짐작이 맞을 것 같다”고 40주년 활동을 마치면 다시 예전처럼 조용한 삶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정태춘은 <떠나가는 배>, <리철진 동무에게>, <북한강에서> 세 곡을 불렀다. 질의응답과 함께, 마지막에는 최근 새로 나온 정태춘-박은옥 헌정 도서 《다시, 첫 차를 기다리며》 사인회도 성황리에 가졌다.

토크콘서트 맨 앞자리에 앉아 내내 집중한 어느 여성은 “제주에서 전국 투어를 시작한다는 <제주의소리> 기사를 보고 얼마나 떨렸는지 모른다. 라디오 인터뷰와 방송 출연도 보면서 치유 받는 시간이었다. 정말 행복하다고 고백하고 싶다”는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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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노래를 열창하는 정태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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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를 가득 채운 관객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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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 마지막 순서인 신간 팬사인회. ⓒ제주의소리

제주아트센터에서 두 차례 예정된 제주 공연은 1회 공연(4월13일 토요일 오후 7시)은 매진, 2회 공연은 (4월14일 일요일 오후3시) 예매가 진행 중이다.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 https://goo.gl/6vhNV9 )에서 가능하다. 예약문의=인터파크 1544-1555.

토크콘서트가 열린 포지션 민 제주에서는 4월 3일부터 14일까지 정태춘·박은옥의 지난 40년 활동 사진과 정태춘의 새로운 예술 작업인 붓글을 전시한다.

전시장에서는 전국 소극장뿐만 아니라 각종 집회 현장을 누비며 노래로서 시대와 호흡한 기록들도 한 자리에 선보인다. 사진을 비롯해 소책자, 공연 기획서, 당시 언론 보도자료, 음반 사전 심의제도 철폐를 위한 법률 투쟁 과정을 잘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도 함께 전시 중이다. 문의는 포지션 민 제주=064-725-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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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멘 2019-04-14 15:03:00
국게의원이 가수초청 자리에나 가 앉아있을만큼 한가한가? 제2공항 어쩔건데!! 영리병원이랑!!
112.***.***.140

금혜숙 2019-04-14 11:58:12
4ㅇ주년지나도 계속 활동해 달라고 하고싶은데
그건 무리일까요?
제주공연은 오늘 3시공연이 남아있군요
서을공연날 기다려집니다.
218.***.***.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