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이어진 세월호 터널...다시 달리는 파란바지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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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 특집 ] 제주출신 생존자 김동수씨 41.6km...동료들 “함께 뛰자” 감동의 레이스
제주출신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자 김동수씨가 세월호 5주기를 맞아 13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항에서 제주항까지 41.6km를  달리기 위해 준비 운동을 하고 있다. 세월호 당시 20여명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다쳐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출신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자 김동수씨가 세월호 5주기를 맞아 13일 제주시 구좌읍 종달항에서 제주항까지 41.6km를 달리기 위해 준비 운동을 하고 있다. 세월호 당시 20여명을 구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다쳐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세월호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종달포구. 김동수씨 아내 김형숙씨가 두 딸과 함께 ‘꼴통 동수 달려’라고 적힌 피켓을 내보였다.

바로 옆 포구 주차장에 동수씨가 가슴팍에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쓰여진 옷을 입고 연신 몸 풀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동수씨 주변으로 6명의 달림이들이 모여들었다. 서로 오른 손을 앞으로 내밀더니 완주의 의미를 다음은 파이팅 포구에 울려퍼졌다.

구좌읍 출신인 동수씨는 어릴 적부터 운동을 잘했다. 체육교사의 눈에 띄어 고등학교까지 육상선수를 했다. 제주고를 졸업하고 6년간 모교인 김녕중에서 육상 순회 코치도 맡았다.   

후배 이동헌(47)씨는 동수씨를 학창시절부터 건강하고 의협심과 열정이 넘치는 선배로 기억했다. 선배가 홀로 달린다는 소식을 듣고 동호회 회원들 선뜻 함께 발을 맞추기로 했다.

여느 가장들과 같이 직장 생활을 하던 중 2005년 지인의 권유로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뛰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흘리는 땀만큼 걱정거리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고된 화물기사 생활을 하면서도 달리기는 그와 함께였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종달항을 찾아 완주를 기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종달항을 찾아 완주를 기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김동수씨의 달리기를 응원하기 위해 출발점인 제주시 구좌읍 종달항을 찾은 아내(왼쪽)와 두 딸(오른쪽). 막내딸은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제주시내 일부 구간에서 함께 달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김동수씨의 달리기를 응원하기 위해 출발점인 제주시 구좌읍 종달항을 찾은 아내(왼쪽)와 두 딸(오른쪽). 막내딸은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제주시내 일부 구간에서 함께 달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동수씨는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8분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세월호 침몰이 시작되자, 선내 소방호스를 자신의 몸에 감고 단원고 학생 등 20여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쪽 손가락 신경이 끊어지고 어깨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사람들은 단원고 학생들을 구하는 동영상 속 그의 모습을 보고 ‘파란바지의 의인’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1년여 뒤인 2015년 6월 동수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2018년 1월에는 국민훈장 동백장까지 수여했지만 그날의 기억은 지금껏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다.

극단적 선택만 수차례였다.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고 진통제를 들이켜도 찢어지는 고통은 계속됐다. 효능을 높인다면 독한 약을 처방할수록 몸과 정신은 망가져 갔다.

올 초부터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사려니 숲길과 한라산 둘레길을 돌며 정신을 다잡았다. 달릴수록 고통도 더해졌지만 목표한 지점에 다다르면 쏟아지는 땀과 함께 시름도 흘러내렸다. 

무엇보다 아내와 두 딸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가족들을 위해 무엇이라고 하고 싶었다. 시험을 앞둔 두 딸을 위해 응원하고 기도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하루하루 목적지가 멀어지더니 어느덧 40km를 훌쩍 넘겼다. 자심감이 생겼다. 급기야 올해 초 마라톤 대회에 도전해 풀코스 완주 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곧이어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4월16일 그날을 기억해 41.6km를 달리기로 했다.

동수씨는 목적지를 제주항 2부두로 정했다. 그날 배가 가라앉지 않고 순항했다면 부품 꿈을 안고 제주로 수학여행에 나선 단원고 학생 324명 등 476명의 승객들이 도착했을 곳이다.

아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딸도 힘을 보탰다. 취업 준비에 바쁜 둘째 딸 예나(23)씨는 목적지에서 자신의 영웅인 아빠를 응원하며 제주항까지 함께 뛰기로 했다.

“달리면 숨 쉬기 조차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죠. 그래도 뛰고 또 뛰었어요. 어쨌든 오늘 하루는 넘길 수 있으니. 이제 나 때문에 고생한 가족들을 위해,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뜁니다”

동수씨는 세월호 10주기에 새로운 도전에 계획하고 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세월호의 흔적을 따라 인천항에서 완도항까지. 4월16일을 잊지 말라며 거리도 416km로 정했다.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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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렝이 2019-04-15 11:40:53
적당히 하자는 분들, 미국가서 70년전에 죽은 625전사자유해 찾아 뭐할거냐고 비아냥 대실거요? 프랑스가서 2차대전 나치부역자들 추적하는거 시간낭비 국론분열이라고 비꼴거요? 선진국가는 이름없는 영웅들에게 도로이름도 만들고 @@데이도 만들어서 영원히 잊지말자는 사회적 약속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911때도 뻔히 무너지는줄 알면서도 뉴욕소방관 수백명이 구조중 산화한겁니다 당시 해경들이 왜 소극적 대응을 했을까요 대한민국 의식수준에서는 의미없는 개인적 희생이 될까봐 목숨을 감히 걸지 못한겁니다 우리와 배타적이라는 일본이 10년 넘도록 김수현씨를 추모하는 이유,,, 느끼세요
218.***.***.141

도민 2019-04-15 10:47:31
또 세월호 팔이 하는가 싶어서 욕할려다가 기사 읽고 마음 바뀌었다...
소방호스로 목숨 걸고 구조활동 했으면 의인 맞다..
이런 분들은 칭찬받아야 한다..
근데 이분은 의인으로서 존경받아야 하지만 세월호는 이젠 잊고 싶다.
49.***.***.237

화이팅 2019-04-15 07:01:37
멋지십니다. 앞으로 쭈욱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182.***.***.49

워워 2019-04-14 20:29:56
작작 소리야 말로 작작 하시죠. 저분이 뭐 자신이 힘듦을 가지고 영리행위를 했습니까 뭘 했습니까. 보니깐 트라우마 떄문에 어떻게든 살기위해 저렇게 하시는데 악플 자제 하시고요. 작작 소리는 정치꾼들한테나 하세여
1.***.***.204

세월호 2019-04-14 20:28:40
두번다시 이런일이 반복되어서 안되기 때문에 · · ·
상기하기위해서 ·.··
41.6키로 4시간16분동안 숨차고 힘들지만 완주 뛰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너무 왜곡된 글은 삼가해주시면 감사하겠네요~
11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