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년] 자천타천 후보군 20명 안팎…현역 수성 여부 초미관심

[여의도를 향해!] 2020년 4.15총선을 향한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예비주자만 20명 안팎에 달한다. 왼쪽부터 Z방향으로 강창일, 강기탁, 구자헌, 고병수, 김태석, 박원철, 박희수, 장성철(이상 제주시 갑), 오영훈, 김경학, 김희현, 부상일, 안동우, 오영희(이상 제주시을), 위성곤, 강경필, 김삼일, 이경용(이상 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여의도를 향해!] 2020년 4.15총선을 향한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자천타천 거론되는 예비주자만 20명 안팎에 달한다. 왼쪽부터 Z방향으로 강창일, 강기탁, 구자헌, 고병수, 김태석, 박원철, 박희수, 장성철(이상 제주시 갑), 오영훈, 김경학, 김희현, 부상일, 안동우, 오영희(이상 제주시을), 위성곤, 강경필, 김삼일, 이경용(이상 서귀포시). ⓒ제주의소리

제21대 국회의원 선거(2020년 4월15일)가 정확히 1년 앞으로 다가섰다.

정치와 선거가 살아 있는 생물(生物)에 빗댄다는 점을 놓고 보면 1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선거의 풍향과 풍력을 가늠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2020년 4.15총선을 향한 총성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현역 의원들은 적극적인 의정활동 홍보를 통해 ‘검증된 인물’ 여론 확산에 나서고 있고, 이들에게 도전장을 내밀 예비주자들도 얼굴 알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선을 1년 남김 시점에서 현역 의원을 포함해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예비주자는 20명 정도다.

현역들의 수성전략이 먹혀들지, 아니면 골리앗을 꺾은 다윗처럼 정치신예들이 이변의 주인공이 될지 바야흐로 제주정가에도 4.15총선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제주시 갑] 자천타천 9명 최대 격전지 예고…현역 강창일 ‘5선 도전’ 초미관심

제주시 갑 선거구에는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예비주자가 9명이나 될 정도로, 벌써부터 최대 격전지를 예약해놓고 있다.

무엇보다 현역인 강창일 의원의 ‘5선 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강 의원을 비롯해 6명 정도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주자가 확정되더라도 최종 대진표는 4~5파전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역인 강창일 의원 외에 강기탁 변호사,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장과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 박희수 전 도의회 의장 정도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4선인 강창일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후보군이 확 줄어들 수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출마 여부에 대해 강창일 의원은 “하늘이 하지 말라면 하지 않을 것이고, 하라고 하면 희생을 감수하면서라도 해야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라는 선문답을 남겼다.

강 의원의 이 같은 애매모호한 태도 때문에 후배 정치인들은 애간장이 타들어간다.

김태석 의장은 “어떻게 내가 먼저 말을 하나. (국회의원은) 내가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고 했고, 박원철 위원장 역시 “그 어른(강창일)을 모신 지 10년이 넘었다. 먼저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정치도의에 맞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강 의원이 5선 출마를 공식화 할 경우 이들의 정치시계는 3년 후에 고정될 가능성이 높다. 행정시장 적선제가 됐든, 기초자치단체 부활이 됐든 2022년 지방선거에서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지난해 도지사선거를 통해 정치인 신고식을 올린 강기탁 변호사는 “목하고민중”이라는 말로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당분간 강 의원의 출마 여부 등 여론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박희수 전 의장 정도만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강창일 의원도) 이제는 후배들에게 물려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정면승부를 택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총선 때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강 의원의 4선 당선에 힘을 보탠 일등공신이다.

야당에서는 사실상 대표주자들이 일찌감치 정해진 양상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구자헌 당협위원장이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혔다. 대통령 탄핵사태로 당이 어려울 때 구원투수로 나선 뒤 현재 도당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1만5909표(15.2%)를 얻으며 선전한 장성철 도당위원장의 재도전이 확실시 된다. 진보적 NGO활동가에서 민주당,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으로 점점 우클릭하는 행보를 어떻게 정리하고 넘어갈 지 젊고 똑똑한 정치인 앞에 놓인 숙제라면 숙제다. 야권발 보수대통합 정계개편이 시작될 경우 어떤 포지션을 취할 지도 관심이다.

정의당에서는 고병수 탑동365의원 원장이 출마 결심을 굳히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도지사후보로 나서달라는 당의 요청에도 “준비가 안됐다”며 완곡하게 거절했던 그다. 하지만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을 계기로 “정치개혁,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제주에 진보정치 깃발을 꽂겠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의욕을 불사르고 있다.

정당인은 아니지만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의 출마설도 지방정가에서는 파다하다.

정작 본인은 “저도 그런 말을 듣기는 했는데, 그냥 웃고 넘겼다. 현재까지는 정치에 대한 생각을 가져볼 여유조차 없다”고 출마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최근 들어서는 고경실 전 제주시장의 출마 가능성도 언급된다. 하지만 40년을 직업공무원을 살아온 이력을 감안하면 선출직에 도전하더라도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행정시장 직선제)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게 정가의 관측이다.

◇[제주시을] 재선 노리는 오영훈, 3전4기 부상일, ‘원맨’ 안동우 출마 변수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는 지난 2016년 당시 3선 현역이던 김우남 전 의원을 꺾고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오 의원은 “선거가 1년이나 남았다.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는 말로, 재선 의지를 에둘러 내비쳤다.

국회 입성 후 전반기 2년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파헤치며 이름을 알렸고, 하반기에는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로 상임위를 바꿨다.

일찌감치 정치에 뛰어든 오 의원은 당내 상당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故 김근태 의원 계열의 ‘민평련’ 소속이다.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30대 초반부터 도의원․국회의원 선거 도전→실패를 거듭한 끝에 결국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당내에서는 도의원으로 생활밀착형 정치를 해온 김희현(일도2동을, 3선), 김경학(구좌․우도, 2선) 두 의원의 도전 여부가 관심이다. 둘 다 김우남 전 의원과 가깝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희현 의원은 성산이 고향이지만 일도2동을 선거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후보는 경선을 통해 결정될 것이다. 준비하고 있다”는 말로 경선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김경학 의원도 “정치인은 도민의 관심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사람인데 고민이 많다. 구좌지역 정서도 마냥 외면할 수 없다”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20대 총선에서 오영훈 의원에 일격을 당한 뒤 지난해 제주도지사 선거에 나섰던 김우남 전 의원의 행보도 관심이다. 정가에서는 출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전한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에서는 당협위원장인 오영희 도의원(비례대표)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고향(한경면) 정 반대편인 구좌읍(종달)으로 시집가서 지금은 도남동에 둥지를 틀었다.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지만, 현장을 누비는 보폭만 놓고 보면 오 의원의 정치시계는 분명 내년 4.15총선을 가르키고 있다.

제주시을 선거구의 변수는 현재 무소속 신분인 부상일 변호사와 안동우 정무부지사의 출마 여부다.

부상일 변호사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 간판으로 3번이나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한 바 있는 젊은 정치인이다. 1번은 불미스러운 일로 본선 무대에는 서보지 못했다.

2016년 탄핵 국면에서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지만,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에 합류하지 않아 현재는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부 변호사는 “언제든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 현재 보수가 이합집산이 되어 있는데 하반기에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보수대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언제까지 공직에 있을 지 모르지만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주변에서는 민선6기에 이어 7기에 합류한 안 부지사의 공직기간이 그리 오래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민선 7기 출범 1년이 되는 6월말이 그의 정치적 행보를 가를 변곡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귀포시] ‘24년 연속 민주당 독주’ 위성곤 대항마는? 김삼일 ‘의욕’-이경용 ‘다크호스’

서귀포시 선거구에는 거론되는 후보군은 4명 정도다.

20대 총선에서 의원배지를 다는데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재선 고지를 노리고 있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김삼일 당협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기에 검사장 출신 강경필 변호사와 재선인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역인 위성곤 의원은 예선전 없이 본선 직행이 유력시 된다. 서귀포시에서 가장 큰 동홍동에서 3선 도의원을 지낸 위 의원은 탄탄한 지역구 관리로 당내 도전자를 찾기 힘들 정도다.

위 의원은 “그동안 국회에서 했던 일들로 지역주민들에게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지난해 8월 만기출소한 김재윤 전 의원의 “특면사면 후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곤 했지만, 3.1절 특사가 물 건너가면서 출마가능성 자체가 막혔다.

2016년 총선에서 무려 4명이 경합했던 자유한국당의 처지는 초라해졌다.

총선 패배 후 2년6개월 넘게 사고당협으로 남아 있다가 지난 1월 김삼일 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원협의회가 재건되면서 김 위원장이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10년부터 3번이나 제주도의원 선거(정방․중앙․천지동)에 도전했지만, 김용범 의원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당에서 당협위원장을 맡긴 건 총선에 출마하라는 것이나 다름 없다. 당이 어려울 때 꿋꿋이 지켰다.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출마의지를 다졌다.

지난 총선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던 강경필 변호사는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고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현재 당적은 갖고 있지 않다. 정가에서는 강 변호사의 법무법인 분사무소가 제주시에 있는 점을 들어 출마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경용 도의원의 출마설이 부쩍 많이 회자된다. 이 의원은 “주변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고, 지역에서 하라고 하면 결심할 것”는 말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만 “정당 선택이 가장 고민”이라며 야권발 ‘보수연합’ 정계개편의 행선지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양윤경 서귀포시장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4.3유족회장 임기를 남긴 상태에서 행정시장 공모에 응모했던 그가 총선 출마를 위해 다시 중도사퇴라는 카드를 빼들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관전포인트] 제2공항, 영리병원…, 민주당 ‘5연속 완승’ 걸림돌 되나?

내년 4.15총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4선 중진인 강창일 의원의 ‘5연속 당선’ 여부다

강 의원은 제주정가에서 회자되던 “제주도 유권자들은 절대 한 정당 후보를 내리 3차례 이상 당선시켜주지 않는다‘는 속설을 깬 주인공이다.

일찍이 6선을 한 양정규 전 의원도, 집권여당 원내총무를 역임한 5선의 현경대 전 의원도 내리 3번 당선된 적은 없다.

물론 현재까지 강 의원은 5선 도전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 아직까지 “후배들을 위해 용퇴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출마 수순이라는 행간 풀이로 이어진다.

최근 4번의 총선에서 나타난 ‘민주당 3석 싹쓸이’ 현상이 이어질 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과거 제주는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민주당(열린우리당→새정치민주연합)이 잇달아 콧노래를 불렀다. 2006년 치러진 17대 총선부터 ‘3개 선거구 싹쓸이’가 4번이나 되풀이됐다.

16년 동안 ‘무관’으로 전락한 자유한국당(옛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이 같은 정치지형에 균형을 낼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집권여당으로 변신한 뒤 제2공항, 영리병원, 행정체제 개편 등 현안해결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 맞서 ‘제주=민주당 아성’에 균열을 내겠다며 결전을 벼르고 있다.

야권의 대권잠룡인 원희룡 지사가 대선주자로 뜀질할 수 있는 교두보를 국회에 마련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국회에 일종의 ‘자기 사람’ 심기 전략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3명(제주시갑 양치석, 제주시을 현덕규, 서귀포시 강영진)이 ‘원희룡 마케팅’을 내걸고 도전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이와 관련해 주목받는 이가 안동우 정무부지사다. 당적 없이 3지대에 머물러 있지만 언제든 정치적 행보를 같이할 공산이 크다. 만약 안 부지사가 ‘원맨’으로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다면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무소속’ 깃발을 꽂아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알린 원희룡 지사의 몸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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