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0주년 전국투어 첫 공연 제주서 성황리 마무리...강정마을, 제2공항 주민 등도 관람

정태춘, 박은옥 데뷔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날자, 오리배>의 시작인 제주 공연이 13~14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올해 창간 15주년을 맞아 <날자, 오리배> 제주 공연을 마련했다.

공연 시작에 앞서 무대에 오른 허진영 <제주의소리> 공동대표는 “시대의 아픔을 노래로, 온몸으로 우리와 함께해온 두 분이 앨범을 발표하고 이렇게 좋은 공연을 제주에서 시작해서 너무도 고맙고 반가운 일”이라며 “<제주의소리>는 창간 15주년을 맞아서 창간 정신인 ‘시대의 소리, 진실의 소리’를 제대로 지켜내는지 냉철하고 진지하게 항상 고민하고 있다. 오늘 공연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이다. 행복하고 희망 나누는 공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정태춘, 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제주 공연이 13~14일 성황리에 열렸다. ⓒ제주의소리
정태춘, 박은옥 40주년 전국투어 콘서트 제주 공연이 13~14일 성황리에 열렸다. ⓒ제주의소리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던 첫 날 공연에 이어 둘째 날도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로 감동의 무대가 됐다. 특히 둘째 날은 제주에서 지역운동, 시민운동에 애쓴 분들이 함께 하면서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됐다.

정태춘, 박은옥은 최근 KBS <열린음악회> 공연에서 전교조 출범 당시 해직 교사를 비롯해 쌍용차사태, 용산참사, 대추리 미군기지 반대 운동,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고공농성, KTX 해고 피해자 등을 초청한 바 있다.

해군기지 건설로 10년 넘게 갈등을 겪는 강정마을 주민들, 제2공항 사업으로 아픔을 겪는 성산 주민들, 제주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온 시민사회 활동가들 앞에서 이날 정태춘은 공연 시작과 함께 “개인적으로 제주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제주에서 애써온 분들과 함께 한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연대의 인사를 남겼다.

또 “<열린음악회> 때 강정주민들을 초대하고 싶었는데 거리 문제로 모시지 못했다. 그래서 마지막 곡을 부르기 전에 소개했었다”고 덧붙였다. 대추리 반대 운동 당시 함께 한 문정현 신부도 참석해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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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 박은옥의 무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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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로 정태춘의 붓글 작품이 보인다. ⓒ제주의소리

박은옥은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를 소개하면서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로 김진숙 씨가 고공농성을 장기간 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꿈도 못 꾸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곡을 떠올렸다”면서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운 어둠 속에 잠겨도 누군가는 작은 배를 띄운다는 노래 가사가 가슴 깊이 와 닿아 녹음 할 때 무척이나 울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전주가 나오면 혼자서 울컥한다. 요즘도 벼랑 끝까지 몰려 불행한 선택을 해야만 했던 모녀 이야기를 보면서 이 노래가 떠올랐다. 이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마음으로 부른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민주화 시기에는 대학·집회 현장을 찾아가며 시대와 호흡했고, 정부의 음반 사전심의 제도 철폐 운동에도 앞장선 두 사람. 노래 인생 40년이 흐른 오늘 날에도 정태춘·박은옥의 목소리에는 변함없이 시대의 소리, 진실의 소리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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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옥의 무대.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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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을 열창하는 정태춘. ⓒ제주의소리

공연은 <시인의 마을>, <떠나가는 배>, <윙윙윙> 등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곡부터 <5.18>, <빈산>, <정동진3> 등 주제가 분명하거나 평소 자주 듣지 못한 곡을 소개했다. 둘째 날은 ‘실수했다’는 이유로 <5.18>을 앙코르로 한 번 더 부르는 시간도 있었다.

감동의 여운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로비는 공연이 끝난 뒤에도 길게 늘어선 팬 사인회 줄과 CD와 책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도 한 동안 붐볐다.

정태춘·박은옥 전국투어는 제주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전주, 창원, 강릉 등 순회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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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간 기타줄을 조정하는 두 사람.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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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질문에 응답하는 순서에서 박은옥과 관객이 포옹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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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마치고 두 사람이 관객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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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춘과 문정현 신부(오른쪽)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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