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돼버린 물건, 현대인의 자화상
괴물이 돼버린 물건, 현대인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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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간 양, 17~21일 김국희 개인전 ‘괴물건’ 개최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은 17일부터 21일까지 김국희 작가 개인전 <괴물건(怪物件)>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액자에 물건을 직접 붙여 제작한 정물화 시리즈와 옷, 소품, 문서 등을 쌓아 만든 설치 작품을 소개한다. 신진 작가의 실험성 높은 작품을 지원하는 취지다.

전시 제목인 ‘괴물건’은 괴물과 물건의 합성어다. 한때는 유용했거나 좋아했던 물건이 어느새 괴물이 되어버린 상황을 의미한다. 

물건에는 작가가 살아온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지만, 더 이상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못한 미련도 남아있다. 작가는 박스에 보관해 온 물건을 모두 정리하는 방법으로 전시를 택했다. <괴물건>은 작가가 지금까지 버리지 못하고 집에 쌓아온 물건을 펼쳐 보이는 자리이자, 그 물건과 이별을 고하는 의식(儀式)의 자리다. 

김국희의 작품 ''.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괴다-거품이 일다'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건하다-사건이 없다'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건하다-사건이 없다'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작품이 된 물건은 작가가 15년 가까이 버리지 못하고 모아온 것들이다. 대학교 때 강의 노트에서부터 즐거운 추억의 시간을 함께한 옷 등이 있다. 수 차례 이사를 하면서 힘들게 옮기고 또 옮긴 이 물건들은 이제 작가에게 괴물이다.

작가는 “소설이 되지 못한 종이, 제 때 하지 못한 말들, 읽지 못한 자료, 표지만 드러낸 책, 두 번 입은 옷, 사과하지 못한 마음이 괴물이 됐다”면서 “쓸모와 유용, 추억과 그리움, 가치와 의미 사이의 경계를 ‘혹시’ 혹은 ‘그래도’하면서 위태롭게 지나온 존재들의 종착지는 괴물의 뱃속”이라고 표현한다.

전시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한 후, 관람객 모두 참여하는 물건을 버리는 일종의 ‘의식’이 열린다. 

문화공간 양은 “관람객 대부분은 버리지 못한 물건을 집 한구석에 쌓아놓고 있기에 전시장에서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에 크게 공감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소비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시대에 우리가 얼마나 물건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우리의 자화상”이라고 소개했다.

김국희의 작품 ''.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괴다-고이다'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물건-부동산'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김국희의 작품 '물건-유체물' 제공=문화공간 양. ⓒ제주의소리

작가는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살았다. 학교에선 문학 공부를 했고, 소설을 쓰고 싶어 제주의 예술가 레지던시에 지원했다. 2015년부터 서점 ‘책+방 서사라’를 운영했으나 이사 후엔 작은 갤러리 ‘아트보다’를 유지하고 있다. 아티스트 에이전시, 레지던시, 출판사를 겸한 ‘페이퍼컴퍼니’도 운영 중이다. 주로 글을 쓰거나 재미난 사건을 도모하는데 시간을 쓴다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지난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의 유망예술가지원사업을 통해 이윤백 작가와 《비건 타이거 바라》, 《잠이 드는 책》 등 그림책 두 권을 만들었다. 

문화공간 양
www.culturespaceyang.com
제주시 거로남6길 13(화북이동)
상시 관람 목-일요일 12시~18시 
예약 관람 월-일요일 10시~20시
064-755-2018, curator.y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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