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헝에서 솟는 부드러움이 있는 소박한 마을의 산물 
굴헝에서 솟는 부드러움이 있는 소박한 마을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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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의 산물] 117. 두모리 먼물

두모리는 지형적으로 함진 곳이 많고 오목한 곳이 많아 땅을 파지 않아도 ‘굴헝(웅덩이의 제주어)’에 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자연적으로 취락이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마을이었다. 예전 두모리는 금등, 한원, 신창, 용당을 포함한 대촌이었으나 신창리가 한경면 중심지로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협소한 마을이 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제주 섬에서 두모는 동물의 머리에 해당하고 구좌 지미봉이 꼬리라서, 머리에는 털이 있기 때문에 두모라 칭했다고 한다. 두모리의 옛이름은 ‘뒤미, 두미, 두못개’라 하였다. 남사록에서 한라산을 두무악이라 했으며, 두모 또는 두무는 ‘둥굴다’란 뜻이다. 한라산이 여성의 산과 같이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움을 간직한 산인 것처럼 두모리도 둥근 모양을 한 부드러움이 있는 소박한 마을이라 하겠다. 

이 마을에는 설촌의 유래가 되는 ‘먼물(멋물, 쇠물)’이 있다. 이 산물은 두모 노인회관에 있는 못 형태의 직경 3m정도의 오목한 굴헝에서 솟는다. 소가 발견한 산물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예전 강씨라는 사람이 많은 소들을 몰고 이곳을 지나가는데 송아지 한 마리가 숲 속으로 잠적해 버렸다. 그 일대 숲 속을 한참 동안 찾아 헤맨 결과 우거진 숲 속에서 생수가 터져 나오고 있어 물을 마시는 송아지를 발견했다는 구전이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먼물 안내표지목.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못 형태의 먼물은 마을의 중심으로 예전에는 산간 식수나 우마 급수로 사용되었던 물이다. 지금은 물 솟는 굴헝은 사라지고 연못 상부의 사각통에서 물이 솟아나는데, 이 물을 이용하여 쌈지 공원을 조성하여 지역 주민들이나 외부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를 조성했다. 입구에는 해거름 멋물쌈지공원이란 안내 표지목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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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물 용출지점(사각통).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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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출지점 사각통 내부.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 물은 가뭄 때 산간 주민들도 찾을 정도로 마을 주민들의 식수였다.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는 일이 없이 산물 하부에 못을 형성하여 '두모 못'이라고도 한다.

원래는 소가 발견한 물이란 의미로 ‘쇠물’이라고도 했었는데, 식수 개념으로 ‘먼물’로 명칭이 바뀌었다고 한다. 먼물의 의미는 썩은 흙에서 나오는 빛깔이 누렇고 더러운 물인 ‘누렁물’에 반대인 ‘먹을 수 있는 물’이란 의미다. 그 만큼 먼물은 깨끗하고 맑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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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물쌈지공원(두모못) 전경.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두모리 11길에는 자그마한 물통이 있다. 이곳은 기다란 코지인 ‘코짓개’로 가는 길목이다. 코짓개는 ‘내뻗다’는 의미에서 ‘내수여’로도 불린다. 

이 마을 후배에게 물었더니 동네에서는 그냥 물통이라고 부른다. 언뜻 보기에는 지표수를 모아두는 ‘못’ 성격의 물통처럼 보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못과 땅에 침투된 물을 모아두는 ’집표하수‘ 형태의 물통이다. 지표수와 지하수가 반반씩(지표수+지하수)인 물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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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모리 11길 물통.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시멘트로 덮씌워진 물통은 예전보다 축소된 것 같다. 그리 깊지 않은 1.5m 남직한 깊이의 사각 형태지만, 옛 모습 그대로 물팡과 함께 그 모습이 시골 아낙 같이 순박하다.

산물과 관련하여 이 마을의 특징이라면 산물을 ‘새미’라 하지 않고 ‘샘’의 변음인 ‘섬’이라고 지칭한다. 버디섬, 볼래섬이란 못이 지금도 마을에 있다.

# 고병련(高柄鍊)

제주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거쳐 영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수자원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공학부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사단법인 동려 이사장, 제주도교육위원회 위원(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고연(노인요양시설 연화원) 이사장을 맡고있다. 또한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위원과 행정자치부 재해분석조사위원, 제주도 도시계획심의, 통합영향평가심의, 교통영향평가심의, 건축심의, 지하수심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건설기술심의와 사전재해심의 위원이다.

제주 섬의 생명수인 물을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비영리시민단체인 ‘제주생명의물지키기운동본부’ 결성과 함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제주 용천수 보호를 위한 연구와 조사 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을 통해 지킴이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섬의 생명수, 제주산물> 등의 저서와  <해수침입으로 인한 해안지하수의 염분화 특성> 등 100여편의 학술연구물(논문, 학술발표, 보고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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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3
애독자 2019-04-17 11:19:32
평소 高선생님의 글을 잘 읽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일련번호가
114번인데요, 114번은 지난 4월6일 114. 금능리 배령포 산물편으로 잘 읽었습니다.
12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