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창성한 마을의 넉넉하고 풍부한 산물 
새로 창성한 마을의 넉넉하고 풍부한 산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섬의 산물] 118. 신창리 원과 코지의 산물

신창리는 서두미라 부르던 마을로 1910년에 두모리에서 분리됐다. ‘새로 창성한 마을’이란 뜻으로 신흥번창(新興繁昌)하라는 의미다. 마을 어귀에 우마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축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서인지 설촌이 배경이 되는 산물로 두모리 먼물처럼 소가 발견했다는 쉐물(새물, 쇠물)이 있다. 이 산물은 신창천주교 맞은편 우측으로 난 올레길 따라 50m 지점에서 용출되어 '새물원'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쉐물은 새로 만든 마을이고 그 마을에 있는 물이라고 해서 ‘새물’이라고도 한다. 구전에 의하면 산물 일대는 울창한 숲 지대로, 소가 물을 찾아 먹었다는 의미로 ‘쉐물’로 부른다. 산물 입구의 안내판에도 목동이 무리에서 떨어져 사라진 소가 찾아 들어 간 곳에서 산물을 발견했다고 한다. 나아가 사람과 우마가 식수로 사용하기 좋게 물터를 만들어 넉넉하고 풍부한 산물 터가 되었다고 적어놨다. 여기서 ‘쉐’는 ‘소’를 뜻하는 제주어다.

이곳은 보호시설을 갖췄는데, 새로 정비한 ‘큰쉐물’과 예전부터 있었던 ‘족은쉐물’이 보전되고 있다.

족은(작은의 제주어)쉐물은 예전 그대로로 물통 가운데 벽을 쌓아 여탕과 남탕으로 구분하여 사용했다. 여탕에는 식수용 물통과 연결된 돌을 쪼아 홈을 파서 만든 돌구시(구시는 구유의 제주어로 길쭉한 물받이)인 물구시가 남아 있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족은쉐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 구시의 용도는 빨래용 물받이다. 제주 안에서 유일하게 여기만 있는 물 문화와 관련된 문화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다. 현재 돌구시가 남아 있는 곳은 애월 유수암리의 유수암물 빨래터의 우마식수용, 서귀포시 동홍동 가시머리물의 식수받이용과 족은쉐물이다. 족은쉐물에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족은쉐물 돌구시.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 산물의 특징이라면 하나의 물통을 경계담으로 둘로 쪼개 남탕과 여탕에서 사용하는 형태로 만들었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족은쉐물 내부(좌 남자용, 우 여자용).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큰쉐물은 작은쉐물 북쪽 3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다. 길가에 왕돌로 에워싼 물통만 남아 방치되어 있었던 것을, 최근에 콘크리트 옹벽에 제주판석을 붙인 보호시설을 만들고 물통을 정비하여 새로 조성했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큰쉐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큰쉐물 내부.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한경면 신창리 해안도로변 마리여코지 바닷가에도 싱계물이 솟는다. 마리여코지는 신창리 해저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여기서 발견된 유물은 중국 남송시대의 자기 등으로 전남 신안군 해저 유물에서 발견된 중국 원나라 도자기보다 1세기 이상 앞선다. 제주도가 해상 교역을 했다는 근거가 되는 중요한 유물이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싱계물공원 표지석.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이 산물도 남탕과 여탕으로 갈라 돌담으로 잘 정비하였다. 이 산물은 ‘바닷가에서 새로 발견한 갯물’이란 뜻으로 신포수(新浦水)라고도 한다. 신게물(한경면 역사문화지), 싱계물(표지판), 신갯물·싱게물(북제주군 지명총람) 등으로 불리며, 산물을 모티브로 싱계물공원이 만들었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싱계물(앞 여탕, 뒤 남탕).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싱계물 여탕 내부.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여탕은 해안도로 변에 있으며 그 너머 바닷가 쪽에 남탕이 있다. 바다에 가깝게 남탕을 만든 것은 성난 파도 등 위험에 대한 여성을 배려하는 남자의 마음이라고 한다. 최근에 보호시설에 지붕을 덮어 개수했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싱계물 남탕.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싱계물 남탕 내부.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싱계물에서 서측 300m 지점 용수리 방면에는 상동남물이 있다. 이 일대에 상동나무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산물은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동그랗게 담을 쌓아 보호하는데 주로 해녀들이 이용했던 물이다. 지금은 담수욕장으로 사용한다.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상동남물. 제공=고병련. ⓒ제주의소리

 

# 고병련(高柄鍊)

제주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거쳐 영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수자원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공학부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사단법인 동려 이사장, 제주도교육위원회 위원(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고연(노인요양시설 연화원) 이사장을 맡고있다. 또한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위원과 행정자치부 재해분석조사위원, 제주도 도시계획심의, 통합영향평가심의, 교통영향평가심의, 건축심의, 지하수심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건설기술심의와 사전재해심의 위원이다.

제주 섬의 생명수인 물을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비영리시민단체인 ‘제주생명의물지키기운동본부’ 결성과 함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제주 용천수 보호를 위한 연구와 조사 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을 통해 지킴이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섬의 생명수, 제주산물> 등의 저서와  <해수침입으로 인한 해안지하수의 염분화 특성> 등 100여편의 학술연구물(논문, 학술발표, 보고서)을 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