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살아있는 신화, 설문대할망 / 백운철

제주돌문화공원 조성 핵심 주제는 ‘설문대할망신화’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을 주제로 첫 기획안을 내놓았을 때, 이해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다. 오히려 일각에선 할망 아들들이 아니라고 사방에서 헐뜯기가 일쑤였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세찬 마(魔)파람이 잘 날이 없었다. 산전수전 겪다보니 어느새 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협약기간은 향후 20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건강상 그때까지 버틸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년 기간 중 절반 세월은 협약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허송세월만 보냈던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 - 감사할 줄 모르고,
○ - 감동할 줄 모르고.
○ - 감흥을 전달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우리는 영혼이 없다고 말한다.

이처럼 영혼이 없고 신의와 성실을 도외시한 일부 공무원들과 자의적 해석에 매몰 된 정치인들에 의해 설문대할망전시관은 문화자원 보존을 위한 CVM방식으로 예비타당성조사는 물론 타당성 조사까지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 수만을 부풀렸다는 왜곡된 지적과 근시안적 발상으로 인해, 중앙정부로부터 배정받은 예산을 삭감시켜 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로 인해 당시 우근민 도지사 결재까지 끝난 설문대할망전시관은 당초 기획의도와는 달리 전시관 면적의 30%, 무려 300억 원의 예산이 삭감되는 제주도정 사상 그 유례가 없는 기상천외한 일이 발생, 결국 설문대할망전시관은 불구화가 되고 말았다.

목이 달아난 설문대할망전시관 지하 2층 평면도.
목이 달아난 설문대할망전시관 지하 2층 평면도.
면적이 30% 축소되면서 제주도(돌문화공원관리소)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합작해서 만들어낸 조잡스러운 설문대할망전시관 조감도.
면적이 30% 축소되면서 제주도(돌문화공원관리소)와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합작해서 만들어낸 조잡스러운 설문대할망전시관 조감도.
축소되기 전 협약당사자가 당초 기획한 설문대할망전시관 조감도.
축소되기 전 협약당사자가 당초 기획한 설문대할망전시관 조감도.

제주돌문화공원 조성사업은 과연 누구를 위한 문화 사업인가. 기증자 백운철의 것도, 행정 관료 담당자들의 것도 아닌 제주도민 모두의 문화자산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주기 바란다. 이제 와서 누구를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만, 그나마 이정도로 조성된 것만도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협약당사자는 제주의 정체성, 향토성, 예술성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100년을 내다본 기념비적인 제주돌문화공원 조성을 위해 기획단과 함께 지금도 제주의 자존과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진정성 있게 협조해 준 주변 분들은 물론 행정실무자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옛 북제주군 당시 ‘설문대할망신화’ 뿐만 아니라 모든 기획 의도를 가감 없이 흔쾌히 받아준 고(故) 신철주 군수와 참모진들에게 얼마나 감사한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들의 용단은 돌문화공원과 함께 더욱 빛날 것이다. 이 핵심주제가 돌문화공원을 세계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될 줄을 20년 전 어느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설문대할망 재발견은 탐라문화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2001년 1월 1일 한라일보 특집기사에서 인류학자 전경수 서울대 교수는 이렇게 내다 본 것이다. 아주 적중했다. 

필자는 60년대 후반부터 탐라의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문화의 뿌리를 설문대할망을 통해서 재발견 해보자는 열정 때문이었을까, 매우 호기심이 많았고 몽상적(夢想的)이었다. 설문대할망을 전설 보다는 제주섬을 만들었다는 신화 쪽에 무게를 두고 자간(字間) 하나하나 까지도 돋보기로 들여다보면서 설문대할망 밑그림을 그려놓고 계속 덧칠해 나갔다.

설문대할망은 한라산을 너무 높게 쌓아 올렸던지, 산꼭대기를 뚝 잘라 서쪽 지경 산자락에 산방산을 우뚝 세워 놓고, 음양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반대편 동쪽 바닷가엔 움푹 패인 일출봉을 만들어 놓았다. 제주가 자랑하는 두 개의 명산이 된 것이다. 

우도와 마라도 역시 동서 대칭을 이루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남쪽 바다엔 범섬, 문섬등을, 북쪽 수평선상엔 관탈섬, 추자도를 띄워 중심축으로 삼고, 동서남북 제주섬 전체를 내려다보면서 작은 섬들을 조화롭게 배치해 놓았으니 마지막 아들 장군바위가 서있는 차귀섬과 함께 제주도는 정말 영적 분위기가 넘치는 걸작이 아닐 수 없다.

설문대할망은 백록담에 걸터앉아 일출봉을 빨래 구덕 삼고, 우도를 빨래판 삼아 구음(口音)으로 흥얼거리며 빨래를 했다고 한다. 두 다리는 관탈섬에 걸쳐놓고 백록담을 베개 삼아 누워 명상하며 오름들 사이에서 힐링 하다가 낮잠을 잤을법하다.

그런가 하면 설문대할망은 일출봉 등경돌에 처음으로 불을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제주문명의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고, 그래서 성산 일출봉은 현대 빛의 예술의 발원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설문대할망은 제주섬 전체에 누에들을 키워서 명주실을 뽑아 속치마를 만들어주면 육지에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제주의 후손들을 얼마나 사랑 했으면 모자란 한 필을 핑계 삼아 놓던 돌다리를 중단하고 말았을까,

만일 그때 그런 제주사랑 없이 속치마 입는 욕심 때문에 돌다리를 놓아 주었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 같이 난개발만 일삼는 개발 속도로 보아 벌써 아름다운 제주섬은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망가져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더 이상 난개발들을 계속하다가는 제주는 회복 불능의 3류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난개발들을 중단하고 먼저 환경정비부터 서둘러야 한다.

설문대할망신화에 의하면 제주섬은 분명 명주(SILK)의 본산(本山)이 아닐까, 그런데 실크로드 해상 경로에는 제주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누에고치로 실을 뽑아 명주를 만들어서 한곳에 운반하고 있는 제주사람들(그림: 남유소).
누에고치로 실을 뽑아 명주를 만들어서 한곳에 운반하고 있는 제주사람들(그림: 남유소).
설문대할망 속치마를 만들기 위해 명주 100동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있는 장면(그림: 김남흥).
설문대할망 속치마를 만들기 위해 명주 100동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있는 장면(그림: 김남흥).

12년 동안 ‘心실크로드’라는 명제를 걸고 20여만km를 달려온 ‘지구촌 화합의 여정’ 공동 발기인 동방과 명산선생은 최근 유네스코로부터 그 업적을 인정받아 2019년 1월22일 스페인 MELILLA에서 열린 실크로드 대회 때 세계 21명의 실크로드 전문가 중 한사람으로 초청 받았다는 것. 그 자리에서 세계영성음악가 동방묘음(東方妙音)은 제주도를 인류미래 실크로드 중심 연결점으로 선정해 줄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앞으로 세계 실크로드 연결 선상에 제주가 편입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설문대할망은 제주신화가 낳은 예술가임엔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제13회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에도 전국 여러 예술단체들이 자진참여, 종합예술가 설문대할망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뿐인가, 설문대할망은 제주신화 속에 모성애의 화신으로 그려져 있다. 가뭄으로 죽어가는 오백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그 초월적 인류애가 스스로 사랑의 죽(粥)이 되어 죽음을 건너 우주적 모성으로 화신한 설문대할망이 아닌가.

특히 인류학자 전경수 서울대교수에 의하면 설문대할망신화는 단군신화보다 더 오래된 신화라고 했다. 그렇다면 ‘홍익인간’이라는 건국이념도 어쩌면 설문대할망신화에서 연유된 것은 아닌지, 지나치게 설문대할망 이야기를 과대평가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의 뿌리는 ‘천부경(天符經)’이라고 한다. 천부경은 가로×세로 각각 9줄, 9×9=81자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류 최고(最古,最高)의 경전이건만,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필자 역시 최근에야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경전이라고 하면 어떤 종교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데, 반해 천부경은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종교적인 색깔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일적십거 무궤화삼(一積十鉅 無櫃化三) : 인간은 하늘의 모습을 바꾼 것이다.”

다시 말해 ‘우주의 정기가 쌓이고 쌓여 가는데, 그것을 담을 그릇이 없어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그렇다. “인간은 소우주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다”, “하느님의 형상대로 사람이 만들어 졌다”는 등, 알고 보면 서로 일맥상통한 점들을 감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앙명인중천지일(昻明人中天地一): 사람을 우러러 비추어라, 천지 중에 으뜸이 사람이다.
1~10까지 숫자를 무슨 비밀부호처럼 문장들을 구성, 한학자도 쉽게 해독하기가 어려워 오랜 세월 안개 속에 쌓여 있다가 귀인(貴人) 구름 이경숙 씨가 간단명료하게 인터넷에 해설해 준 것을 읽고 천부경을 어느 정도 해득할 수가 있었다.

약 1만2천여 년 전, 백두산 동쪽에 깨어진 큰 비석 하나가 넘어져 있었는데, 그 비에 새겨진 우리민족의 옛글자인, 훗날 훈민정음의 모체가 되었다는 ‘가림토(加臨土)’인지, 아니면 ‘녹도문(鹿圖文)’ 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한다. 어쨌든 후세인들이 판독치 못하다가 통일신라 때 대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에 의해 그 비석에 새겨진 내용들을 한자(漢字) 81자로 정리해 놓은 것이 오늘날의 ‘천부경’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묘향산에서 수도하던 계연수(桂延壽) 선생께서 10여 년 동안 정성 드린 끝에 암벽에 새겨진 천부경을 찾아내어 1916년 9월9일에 이를 탁본했다는 것.(한국민족문화대백과) 아! 생각하면 할수록 경탄을 금할 수가 없다. 만약 묘향산에 어느 누가 암벽에 이처럼 서각(書刻)을 해두지 않았다면 우리는 영원히 천보(天宝)인 천부경을 잃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천부경을 대할 때마다 그 깊고 오묘한 사상과 압축된 문장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고운 최치원 선생의 높은 경지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이처럼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류애(人類愛)는 일류(一流)들 만이 다음세대를 걱정하며 한 평생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해 왔던 사람들에서 비롯되었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소위 ‘돌아이(또라이)’들이 많다고들 한다. 

돌(stone)+아이(eye)는 신조어(新造語)지만, 뒤에 숨겨져 있는 복선들이 흥미롭다. 돌아이(stone eye)는 ‘지구의 눈’이라는 어마어마하게 큰 대안(大眼)도 갖고 있다.

지구를 덮고 있는(바다, 빙산, 호수, 연못 등) 약 80% 이상의 수량(水量)을 잠시 빼서 보면 지구는 커다란 하나의 돌덩어리다. 다시 물을 채워 멀리서 보면 지구는 살아있는 아름다운 ‘푸른 눈동자’다. 게다가 돌아이(stone eye)로 ‘천부경이라는 이름의 망원경’을 통해 시작도 끝도 없다는 대우주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영계(靈界)까지 꿰뚫어볼 수 있는 영안(靈眼)이 열린다. 그 열린 눈으로 다시 이 지구를 보자. 여기가 바로 경이로운 극락(極樂)이요, 천당(天堂)이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돌아이(stone eye)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악순환을, 선순환의 구조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 갈 것이다.

한때 우리나라 최초의 비석문 천부경의 돌문화를, 돌문화공원의 마애명과 연계하여 어떤 의미를 찾아볼까를 고민하며 설문대할망 페스티벌 기간에 천부경 문화포럼을 정신세계원과 함께 공동 기획한 적도 있었지만, 자칫 종교적 오해가 생길 것 같아 일단 보류해 두었다.

설문대할망제를 지내는 이유 역시 위대한 설문대할망 모성애 자체가 ‘홍익인간’의 실천은 물론 인류애의 상징성을 계속 승화시켜가면서 세상에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록 단출한 자체 행사이긴 하지만 노심초사하면서 오늘날까지 설문대할망제도 이끌어 왔다.

설문대할망제 9인 여성 제관(2012년).
설문대할망제 9인 여성 제관(2012년).
헌향, 헌다, 헌화를 마치고 제단을 향해 두손 모아 기원하고 있는 여성 제관들(2018년).
헌향, 헌다, 헌화를 마치고 제단을 향해 두손 모아 기원하고 있는 여성 제관들(2018년).

그러나 1개 단체 지원 예산을 갖고도 모자랄 판국에 22개 단체가 재능(예능)기부와 자체행사를 마련, 한 달 동안 각기 자진 참여함으로써 돌문화공원은 새로운 문화축제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건만 오히려 예산을 줄이고 있으니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기념비적인 설문대명상센터, 5단형 50m 설문대할망상징탑을 제주를 찾는 세계인들이 함께 쌓아서 제주의 랜드마크로 삼으려고 했던 것도, 죽음을 넘어 우주적 모성애로 화신한 설문대할망신화를 제주인들의 정신문화 전승의 차원에서 전 세계에 널리 전하고자 하는 노력이었으나 그 뜻이 이루어지지 않아 잠시 때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설문대할망 상징탑 9기를 만들어 놓고 해마다 5월, 붉은 철쭉이 필 무렵, 9인의 여성제관들을 통해서 설문대할망의 모성성 앞에 고개 숙여 모든 어머니의 은혜에 감사드리는 그런 시간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는데, 어느덧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라산 영실에서 발원한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후반부의 영웅적 이야기도 상징적 의미를 부여할 만한 효심이라고 판단하여 돌문화공원 넓은 공간에 상징석과 돌탑들을 여기저기 계속 쌓아가고 있다.

이제 많은 시간이 흘렀다. 제주섬은 급속도로 제주다움을 잃고 점점 험상궂게 변해 가고 있다. 필자는 이럴수록 핵심주제로 조성하고 있는 돌문화공원 오백장군 군상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다.

현재도 오백장군들의 석령(石靈)들은 한라산 영실에서 지구촌 시대의 수문장 역할을 하기 위해 오백장군갤러리 진입부에 설치한 둥근 지구본을 에워싸, 하루 종일 서서 명상하며 지구환경의 파수꾼이 되고자 24시간 원자력(願自力)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이야기는 오염이 심각한 지구환경과 동물보다 낮은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인간들에게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이 귀한 인생을 가치 있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우리들에게 크게 되묻고 있는 것 같다.

극한상황 속에서 피어난 모자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모자(母子)의 꽃! 한라산 영실에서 피어난 이 아름다운 모자(母子)꽃의 향기가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을 통하여 지구촌에 널리 퍼져나갈 그런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나라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과 ‘천부경’까지 연계하며 설문대할망의 인간적 위대한 모성성을 생각해 보았다. 설문대할망은 어느 나라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들보다도 인류애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제주의 어머니, 최고의 여장부(女將婦)가 아닌가,

설문대(設問大?)라는 이름을 때론 서정적 이야기로, 때론 교훈적 이야기로, 때론 신앙적 이야기로 그 모습을 바꿔가며 설문대할망 페스티벌 행사에 참여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크게 질문들을 던져왔다. 왜냐하면 일찍이 우리들 마음의 집에서 가출해 버린 이 ‘커다란 물음’을 다시 찾아보자는 것이 곧 설문대할망신화의 문화운동이기 때문이다.

24시간 명상하며 지구의 환경을 지키고 있는 오백장군 석령들.
24시간 명상하며 지구의 환경을 지키고 있는 오백장군 석령들.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진입부에 설치한 지구본.
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진입부에 설치한 지구본.

낭만과 신비가 가득한 제주의 지적문화재(知的文化財)인 ‘설문대할망신화’가 살아있는 제주돌문화공원 130만평 부지. 드넓은 교래 곶자왈 지역과 함께 한라산 국립공원으로 확장시킨다고 하니, 민·관 협약 20주년기념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다.

지난 2018년 10월말, 제주돌문화공원을 방문한 게르한르트 슈뢰더 전 독일총리께서 “제주돌문화공원이라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잘 보존된 세계문화유산을 보고 갑니다.” 라는 귀한 글을 방명록에 선물로 남겼다.

그리고 2019년 1월22일자 [제주의소리]에 보도된 기사 내용을 보면 

“세계적인 특별한 보물, 제주돌문화공원 유일무이”

“특히 아름답게 전시해 놓은 위대한 자연 예술 작품들은 놀라운 업적이다, 나는 이 위대한 일이 모든 인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믿는다.”

국제평화 네트워크 그룹 “유니티 어스”(Unity Earth)의 창시자 벤 보울러(Ben Bowler)와 필자의 작업장까지 다녀가신 이리나 보코바(Irina Bokova) 전 유네스코 사무총장께서도 다음과 같은 글을 방명록에 남겼다.

“훌륭한 세계유산인 아름다운 용암 형상물들을 보존한 협약당사자께 깊은 존경과 찬사를 드린다. 제주돌문화공원은 대자연의 예술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많은 외국 유명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극찬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등잔 밑이 어둡다 해도 제주도는 다시 한 번 이들의 말씀을 경청해 보시기 바란다.

백운철 제주돌문화공원조성 협약당사자, 총괄기획단장.
백운철 제주돌문화공원조성 협약당사자, 총괄기획단장.

설문대할망 이야기는 전설이든 신화든 그 사실관계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탐라의 혼이 깃든 우리 선조들의 삶과 정신이 함께 하고 있는 문화이기 때문에, 거모(巨母)의 창조정신과 근면 성실, 희생정신의 표상으로써 우리는 설문대할망신화를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지. 세계인 앞에 이 설문대할망신화 하나만으로도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길이길이 우리의 후대에 전승하고 보존토록 하면서 제주의 ‘살아있는 설문대할망신화’가 만천하에 널리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한다. / 백운철 제주돌문화공원조성 협약당사자, 총괄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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