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난개발 위기 52개 마을공동목장 보호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검토

제주도가 사라져가는 마을공동목장 보호를 위해 '국가농업중요유산' 등재를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제주 마을공동목장과 조선시대 십소장
제주도가 사라져가는 마을공동목장 보호를 위해 '국가농업중요유산' 등재를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조선시대 십소장

 

난개발로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마을공동목장이 국가중요농업유으로 지정될 수 있을까?

제주도는 25일 오후 도청 별관 4층 자연마루 회의실에서 '농어업유산위원회'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 자문회의에는 강승진 농어업유산위원장, 백승석 한국농어촌공사 차장, 정명철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 김두봉 의귀리공동목장 조합장, 장덕지 제주마연구소장, 김지택 한국자치경제연구원 본부장, 오운용 한라대 교수 등이 참가했다.

현재 남아있는 제주 마을공동목장은 제주시 34개소, 서귀포시 18개소 등 총 52개소다. 마을회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 31개소, 타용도로 임대되는 곳이 21개소다.

52개 마을공동목장 면적만 5832.3ha(5832만㎡)로 마라도(0.3㎢)의 약 194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제주 마을공동목장은 그동안 골프장이나 관광단지, 유원지 등으로 난개발되면서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제주도는 사라지는 마을공동목장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에 국가중요농업유산은 2013년 지정된 '밭담'이 유일하다. 현재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12개소다.

제주도가 사라져가는 마을공동목장 보호를 위해 '국가농업중요유산' 등재를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제주 마을공동목장과 조선시대 십소장
제주도가 사라져가는 마을공동목장 보호를 위해 '국가농업중요유산' 등재를 검토하고 나섰다. 사진은 제주 마을공동목장

 

정부는 국가농업유산으로 2022년까지 20개소를 지정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마을공동목장을 국가농업유산 지정을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건 셈이다.

제주에서 마을공동목장의 역사는 길다. 고려 말 몽골이 '탐라목장'을 설치해 군마를 기른 것에서 비롯됐다.

조선시대 세종 때는 탐라목장을 개축해 '제주한라산목장'을 설치한 후 지속적으로 확장됐고, 1704년 숙종 때 십소장(十所場)으로 개편, 2만여필의 말을 사육했다. 

특히 넓고 푸른 목축경관과 함께 십소장의 상한성과 하한선에 쌓은 '잣성(돌담)'이 경관적 요소를 돋보이게 한다.

제주도 말목장 공동체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요인이 되는 구성요소를 다양하게 포함하고 있어,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과 함께 지속적으로 보전해야 할 세계적인 농업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 마을공동목장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체 5832ha 중 국공유지는 1467ha(국유지 121ha)에 불과하고, 나머지 4365ha는 사유지다. 게다가 직영하는 마을을 설득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제주도 관계자는 "마을공동목장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초기 검토 단계"라며 "전문가 회의를 거쳐 마을공동목장조합 등과 간담회 등을 통해 공론을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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