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보전지역관리조례’ 개정 전문가토론회…“조례개정은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은 4월25일 오후 2시 의사당 소회의실에서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관련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했다.ⓒ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은 4월25일 오후 2시 의사당 소회의실에서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관련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했다.ⓒ제주의소리

관리보전 1등급 지역에서 항만․공항 사업을 하고자 할 경우 제주도의회 동의 절차를 밟도록 하는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이 제2공항 찬․반 논란으로 비화되면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보전지역.지구 제도를 도입한 목적에 맞게 조례를 개정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은 4월25일 오후 2시 의사당 소회의실에서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개정관련 전문가 토론회’가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3월말 홍명환 의원이 입법예고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과 관련해 찬성-반대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홍 의원이 발의한 개정조례안은 조례로 정하는 공공시설 중 보전지구의 각 1등급 지역 안에서 설치할 수 없는 시설에 ‘항만’과 ‘공항’을 추가했다. 관리보전지역에서 공항․항만 등 대규모 기반시설을 설치하려면 제주도의회에 ‘보전지역 해제’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대규모 자연원형을 훼손하는 시설에 대해 도조례로 관리보전 1등급 지역과 절대보전지역을 동일한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으로, 절대․상대․관리 보전지역을 도입한 취지와 목적에 맞게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려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곧바로 제2공항 찬․반 논쟁으로 번졌다. 특히 제2공항 찬성 측은 이를 “제2공항을 막으려는 속셈”으로 규정하고, 낙선운동까지 거론하며 입법 철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원희룡 지사도 지난 11일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 “현재 제2공항 부지에 6~7개의 관리보전지역이 포함돼 있는데 조례로 공항을 배제, 제2공항을 원천적으로 개발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맞지 않는 위헌이며 위법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주제발표에 나선 이정민 박사(연도시씨앤디 대표)는 “공항과 같이 면적이 넓은 시설이 관리보전지역 1등급에 입지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절대보전지역 지정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며 이번 조례개정안은 법률의 미흡한 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타당하다”며 원 지사의 입장을 반박했다.

이 박사는 또 “조례 제․개정권은 의회의 고유한 권한인데, 원 지사가 의원의 조례 발의를 제약하려는 듯해 자치단체장이 의회의 권한을 오히려 침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특히 “공공의 목적은 법률적 뒷받침이 있을 때 성립한다”며 “아무리 공공시설이라 하더라도 관리보전지역 보전지구 도입 취지에 역행하면서까지 설치를 강행하는 것 자체가 법률적 논란을 초래한다. 이런 검은 감안하면 이번 조례개정안은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 찬반 여부를 떠나 이번에 (홍명환) 의원이 발의한 조례를 계기로 제2공항에 대해 도민들이 객관적인 시각에서 토론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보전지구 1․2등급의 경우 보전지역 도입 취지 등을 고려해 절대․상대보전지역에 허용되는 공공시설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에 나선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도 “현재 지하수자원보전지구 1등급으로 저류지만 들어가 있고 혼인지 주변 하천 등 오히려 보존이 더욱 필요한 자연자원이 포함돼 있지 않다. 오히려 조례가 더 강화돼야 한다”며 보다 강력한 조례개정을 주문했다.

반면 찬성측 토론자로 나선 고규진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 사무처장과 부석현 제주도관광협회 조사연구실장은 법리적 검토가 아닌 ‘조례개정=제2공항 반대’를 전제로 한 업계의 반대의견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면서 홍명환 의원은 “토론회에서 대안이 제시된만큼 수정할 내용이 있는지 한번 더 검토하겠다.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잘 논의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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