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5일 서귀포항에서 '제2회 서귀포 은갈치 축제'

지난 25일 [제주의소리]와 만난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이 선박에서 급속냉동한 제주 은갈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5일 [제주의소리]와 만난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이 선박에서 급속냉동한 제주 은갈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번 주말 제주 서귀포가 은빛으로 물든다.

오는 5월3일부터 5일까지 서귀포항과 자구리 공원 일대에서 ‘제2회 서귀포 은갈치 축제’가 열린다.

맛있는 은갈치 제공을 위해 이리저리 뛰는 김미자 서귀포수협 조합장은 은갈치 축제를 제주들불축제와 같은 상징적인 축제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귀포수협이 주최·주관하고, 제주도와 수협중앙회가 후원한 이번 축제는 ‘푸른바다, 은빛물결, 어업인의 숨결’을 모토로 내걸었다.
 
2017년 제주에 은갈치 풍년이 들었다. 풍년을 넘어 대풍(大豊)이었다. 갈치를 주요 품목으로 하는 서귀포수협 조합원들은 웃음꽃을 피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웃음은 사라졌다. 가격 때문이었다. 
 
서귀포수협 2016년 총 위판액은 966억원으로 이중 783억원이 갈치 위판액이다.
 
갈치 풍년이 들었던 2017년 위판액은 128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갈치 위판액만 1130억원. 2018년도 총 위판액 1010억원 중 897억원이 갈치 위판액이다. 서귀포수협 위판액의 약 90%는 갈치다.
 
서귀포수협 소속 근해연승어선은 80여척. 이중 73척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조업이 가능하다.
 
제주 갈치가 다른 지역 갈치보다 맛과 품질이 뛰어난 이유는 어획 방법 차이에서 발생한다.
 
다른 지역 어선은 그물을 이용해 갈치를 잡지만, 제주 어민들은 낚시로 갈치를 잡는다.
 
그물로 인해 상처가 가득한 다른 지역 갈치보다 제주 은갈치의 은빛이 유독 빛나는 이유다.상처가 없기 때문에 더욱 싱싱하다는 얘기다. 또 제주 어민들은 낚시로 갈치를 잡자마자 크기, 무게 별로 일일이 정리한다.
 
제주 어민의 정성이 담긴 은갈치지만, 최근 2년간 갈치 풍년으로 되레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갈치 소비 촉진 방법을 고민하던 서귀포수협이 ‘은갈치 축제’ 개최를 결정한 배경이다.
 
김미자 조합장이 서귀포 은갈치 축제가 제주들불축제처럼 서귀포와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미자 조합장이 서귀포 은갈치 축제가 제주들불축제처럼 서귀포와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발전했으면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갈치는 주로 겨울에 잡히는데, 서귀포수협이 가정의 달인 5월에 축제를 개최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더러 있다.
 
지난 25일 서귀포수협 사무실에서 [제주의소리]와 만난 김미자 조합장은 “갈치 잡이로 한 참 바쁜 시기에 어민들에게 축제에 참여하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은갈치 소비 촉진을 위한 축제다. 1년 내내 맛있는 갈치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5월 가정의 달에 맞췄다. 또 선동(船凍) 갈치의 싱싱함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귀포수협에 속한 어선 대부분 1대당 2억원이 넘는 급속냉동장치를 보유해 갈치를 잡자마자 배에서 급속 냉동한다.
 
냉동이 아니라 선동갈치라고 불리는 이유다. 
 
김 조합장은 “선동갈치는 생갈치와 비교해도 신선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갈치는 성격이 급한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잡는 순간 오래 살지 못한다. 싱싱할 때 급속냉동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축제는 작년보다 시식 부스와 판매 부스, 이벤트 등을 확대했다. 또 깜짝 세일 행사도 준비중이다. 축제 현장에서 경매가보다 약 30% 저렴한 가격에 갈치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경매가에 비해 30% 싸다면 시중가의 절반 수준이다.
 
김 조합장은 "지난해 1회 축제를 개최한 뒤 서귀포항 주변 상인들이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다. 축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면서 매출이 늘었다는 얘기였다. 은갈치 축제는 어민뿐만 아니라 지역 상인, 주민과 상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 대표 축제하면 들불축제를 떠올린다. 은갈치 축제도 들불축제처럼 서귀포,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로 육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