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뉴스] (7) 도민.관광객에 갈수록 급증하는 폐기물, 이대로 괜찮을까?

2019년 3월 MBC 피디수첩은 필리핀으로 수출됐다가 거부당해 반송된 쓰레기 더미가 제주산이라는 사실을 공개합니다. 제주지역 폐기물 처리 업무를 맡은 업체가 반출한 건데요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고희범 제주시장은 공식사과를 했습니다.

2019년 4월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는 쓰레기가 제때 수거되지 않고 방치돼 있습니다. 환경보물섬 제주도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핵심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쓰레기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 현재 제주시 회천동에 있는 북부소각장은 하루 평균 140톤을 처리할 수 있는데, 하루에 반입되는 쓰레기는 210톤. 매일 70톤의 쓰레기가 쌓여간다는 얘기입니다. 쓰레기를 압축해 주변에 쌓아두고 있는데 이 공간마저 부족한 상황입니다. 현재 갈 곳을 잃고 야적된 압축 쓰레기는 무려 5만톤.

제주도의 쓰레기는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닙니다. 제주의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전국 최고 수준. 급격히 불어나 1년 1500만명씩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주 원인입니다. 제주 이주 붐으로 인구가 급증하고, 이 흐름에 맞춰 각종 건축과 개발이 늘어난 것도 악영향을 줬습니다.

제주지역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0년 639톤이었는데 2017년 1312톤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얼마나 심각한지 아시겠죠?

이번 가을 새로운 폐기물 처리시설인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가 완공돼서 풀가동해도 밀린 쓰레기를 소각하려면 3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쓰레기가 많이 나오니 매립장과 소각장을 더 만드는 게 적절할까요? 계속 인프라를 늘리는 게 정답이 될 순 없습니다. 제주 전체를 쓰레기장으로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죠.

문제의 본질은 ‘양적 확대 정책’에 있습니다. 제주는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도내 체류 인구를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더 많은 관광객이 와야 이런 시스템이 유지가 되고, 더 많은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나오는 경제적 효과에 기대게 됐습니다. 당연히 쓰레기 양이 급증할 수밖에 없었죠.

쓰레기 대량 배출자를 대상으로 한 쓰레기 처리비용 현실화,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환경보전기여금을 부과하는 방안, 일회용품 사용 제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된 지 꽤 됐지만 현실화된 것은 아직 없습니다.

쓰레기로 청정자연이 사라진다면 사람들이 제주를 찾아올 이유가 있을까요? 이 섬은 더 이상의 양적 팽창을 견딜 수 있는 걸까요? ‘더 많이, 더 크게’를 외치기 전에 이 섬의 울음소리를 이젠 들어야 할 때입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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