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해고 통보 소식에 직원들 대책회의 소집...동홍동 주민들 “토지 반환 소송 제기할 것” 

고용 해지 통보를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 직원들인 29일 오전 병원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용 해지 통보를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 직원들인 29일 오전 병원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29일 오전. 옅은 안개에 둘러싸인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건물에 직원들이 하나 둘씩 나와 연신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기자가 다가가 상황을 묻자 깊은 한숨이 돌아왔다. 건물 내부에 있던 직원들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듯 사무실을 서성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개설허가 취소로 폐업 위기에 놓인 녹지국제병원이 전격적으로 전 직원 해고를 통보하면서 헬스케어타운도 날씨만큼 예측 불가능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녹지국제병원의 사업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26일 오후 4시 총무과장을 병원으로 보내 구사퍙 대표 명의의 편지를 모든 직원에게 전달했다.

병원 근로자들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구 대표는 “4년간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부득이 병원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폐업 의사를 내비쳤다.

구 대표는 또 “이 같은 결정을 공지하게 됨에 안타깝고 미안하다. 근로자 대표를 선임하면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협의 하겠다”며 고용 해지 수순을 예고했다. 

추후 병원사업을 운영할 적임자가 나타나면 기존 근로자가 우선 채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직원들은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근로자는 “그동안 직원들은 개원 가능성을 두고 버텨왔다”며 “갑작스런 근로 해지 통보에 난감하다. 동료들도 모두 당황해 하고 있다”면서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제주 녹지국제병원 운영 중단 소식이 전해진 29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에 자리잡은 제주헬스케어타운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 녹지국제병원 운영 중단 소식이 전해진 29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에 자리잡은 제주헬스케어타운 모습. ⓒ제주의소리
고용 해지 통보를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 직원들인 29일 오전 병원에서 부서별로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용 해지 통보를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 직원들인 29일 오전 병원에서 부서별로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현재 고용된 녹지병원 근로자는 간호인력 20여명과 코디네이터, 행적직 등 30여명을 포함해 모두 50여명에 이른다. 다른 지역 출신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회사를 떠났다.

남은 직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서별 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오후에 재차 회의를 열어 대표자 선출과 근로자 요구사항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본사 직원들도 이날 오후 병원을 찾아 근로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폐업 수순에 마을주민들은 토지소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귀포시 동홍2통 마을회는 최근 임시총회를 열어 마을행사가 끝나는 5월11일 이후 토지반환 소송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2009년부터 부지조성에 나서면서 전체 사업부지 238필지(153만9013㎡) 중 동홍동 주민 소유인 48필지(24만5000㎡)를 연이어 사들였다.

김도연 동홍2통 마을회장은 “녹지측의 사업 중단과 근로자 해고 등에 대해 전혀 얘기가 없었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조만간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겠다”고 밝혔다. 

고용 해지 통보를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 직원들인 29일 오전 병원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용 해지 통보를 받은 제주 녹지국제병원 직원들인 29일 오전 병원 건물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대화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제주 녹지국제병원 운영 중단 소식이 전해진 29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에 자리잡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제주의소리
제주 녹지국제병원 운영 중단 소식이 전해진 29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에 자리잡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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