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문일주 교수, 한·중·일 태풍 및 방재 전문가 워크숍서 주장

한반도 주변 수역의 해수면 온도 상승을 분석, 지금까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규모의 슈퍼 태풍이 한반도를 덮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대 친환경해양산업뉴프론티어전문인력양성사업단(단장 안장영 교수)은 20일 오전 제주시 라마다호텔에서 '기후변화와 미래의 태풍-한반도 슈펴태풍 상륙 가능성과 방재대책'을 주제로 한 한·중·일 태풍 및 방재 전문가 초청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지구온난화와 한반도 상륙 태풍 강도 변화'라는 논문을 발표한 제주대 문일주 교수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상승으로 태풍 파괴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지난 2005년 미국을 강타해 40조원 규모의 피해를 입혔던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같은 슈퍼 태풍이 제주도를 비롯한 한반도를 덮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의 이같은 주장은 세계적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 네이처 등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던 것이지만 한반도 주변 수역의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슈퍼 태풍의 발생 가능성을 보고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 제주대 문일주 교수
문 교수는 논문에서 지난 1970~2006년의 우리나라 연간 최대 순간풍속 극값, 연간 하루 강수량 극값, 연간 최저기압 극값 등의 데이터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근해, 특히 제주도 연안 등 남해안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태풍을 크게 배양할 수 있는 환경이 이미 조성돼 있다"며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의 진로를 결정하는 북태평양기단이 최근 들어 오른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태풍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요소는 바람이나 태풍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콜드웨이크(cold wake)인데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남해안에서는 이마저도 일어날 수 없다"며 "오히려 서해안의 경우 수심이 낮고 수온차가 심해 콜드웨이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제주도 왼쪽을 돌아 서해안을 통과하는 태풍은 강도가 낮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제주도 오른편으로 북상한 태풍 매미, 사라, 루사 등은 큰 피해를 끼쳤지만 왼편으로 북상해 서해안을 관통한 태풍 람마, 카눈, 에위니아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를 줬다.

문 교수는 "그동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서해의 저층냉수가 태풍으로부터 지켜주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지구 온난화가 심화될수록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 것이고 서해 역시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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