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5시 아스타호텔서 30주년 기념식 개최

오랜 세월, 어둠 속에 가려진 4.3의 진실을 앞장서 찾아온 제주4.3연구소(이사장 이규배, 소장 허영선)가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연구소의 과거, 현재를 돌아보며 미래를 전망하는 자리가 열린다.

이규배 4.3연구소 이사장(왼쪽), 허영선 4.3연구소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규배 4.3연구소 이사장(왼쪽), 허영선 4.3연구소장.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연구소는 10일 오후 5시 아스타호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연다. 4.3연구소는 순수 민간 연구 단체로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연구소 가운데 하나다.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1989년 5월 10일 문을 열었고, 그동안 금기시된 역사였던 4.3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면서 지난 30년 동안 4.3 진상 규명과 명예 회복 운동에 앞장서 왔다.

창립 첫 해 4.3 관련 최초의 증언 채록집인 <이제사 말햄수다> 1, 2권(1989)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구술 채록, 역사 기행, 자료 발굴, 국내외 학술대회 등을 통해 4.3의 진실을 알려왔다.

4.3연구소의 행보는 거침없이 이어졌다.

그동안 해방 공간과 4.3 당시의 제주 사회를 알 수 있는 <제주신보>를 발굴했다. 당시 주한미군 사령부 정보 참모부의 정보 보고서를 토대로 한 <제주4.3자료집1-미군정보고서>과 미국무성 한국 관련 문서들 가운데 제주도 관련 부분만을 추려낸 <제주4.3자료집Ⅱ-미국무성 한국관계 문서> 등을 편역해 4.3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노력했다.

특히 1992년 4월 4.3의 참상을 보여주는 한편 전국적으로 4.3 진상 규명 운동의 기폭제가 된 제주시 구좌읍 다랑쉬굴 유해 11구를 발견했다. 그 뒤 제주시 화북천과 별도봉, 제주국제공항 등 학살터에 대한 유해 발굴 작업으로 400여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번 기념식은 4.3연구소의 지난 3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초대 소장 현기영 작가와 소장‧이사장을 역임한 강창일 국회의원, 김창후 전 소장 등이 30년 전 4.3연구소 창립 배경에 얽힌 이야기와 앞으로의 과제를 풀어낸다.

연구소 창립 후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데 기틀을 마련해 준 이들에 대한 공로패와 감사패, 우수회원패를 전달한다. 최상돈 가수의 노래 공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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