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개발반대위, 제주도의회에 진정서 전달

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 ⓒ제주의소리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일대에 유원지를 개발하는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이 한 달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모여 발족한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는 9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 철회를 촉구했다. 

반대위는 "제주도는 현재 난개발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숙박 시설의 과잉 공급으로 제주 객실이 남아돌아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고, 기존 호텔들도 반값 할인을 하는 등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송악산 일대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오면 모슬포 지역의 영세 숙박시설은 초토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악산은 제주도에 얼마 남지 않은 원형 그대로의 자연 경관이다. 이 일대는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제주도를 군사화시키면서 강제노역을 통해 만든 해안진지동굴 15개와 고사포진지, 알뜨르비행장 등이 그대로 보전돼 있어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가 잘 보전해 후대에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송악산이 생태적,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만큼 허가를 내줘선 안된다'고 밝힌 바 있지 않은가"라며 "그러므로 대대손손 물려줘야 할 역사문화유적을 훼손하는 중국자본의 호텔 개발을 제주도가 허락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  ⓒ제주의소리
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송악산 개발 반대대책위원회. ⓒ제주의소리

반대위는 "송악산 지키기에는 사단법인 제주올레,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민주노총 제주본부 등 각계각층이 참여해 현재까지 서명인이 총 1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반대위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서명에 동참한 시민은 1만885명에 이른다. 앞서 서귀포시 대정읍 주민들도 송악산 개발사업에 반대하는 1096명의 서명을 받아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반대위는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아름다운 환경을 보전할 것인가, 아니면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좇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것인가. 난개발의 대명사가 된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의 취소를 우리는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며 "제주도 환경총량을 초과하는 난개발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목소리를 제주도정은 새겨 들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칭타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해원 유한회사'를 사업 시행자로 한 '송악산 뉴오션타운 조성사업'은 사업비 3219억원을 투자해 숙박시설인 호텔 2개동(545실)과 휴양특수시설(문화센터, 캠핑시설, 조각공원), 편익시설(로컬푸드점, 상업시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

2014년 제주도 경관심의를 통과한 해당 사업은 2015년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관련 대법원 판결로 인해 중단됐다가 올해 1월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에서 사업시행자가 호텔 층수를 8층에서 6층으로 낮춰 조건부 통과됐다. 제주도는 사업 시행자가 보완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아직까지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