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교육감 청원', 200명참여 불구 공론의제 탈락
유명무실 '교육감 청원', 200명참여 불구 공론의제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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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같은 청원게시판...'돌봄프로그램 폐지' 의제 배제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메인 화면 갈무리. 붉은 원 안의 항목을 거쳐야 도민청원 게시판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제주도교육청 홈페이지 메인 화면 갈무리. 붉은 원 안의 항목을 거쳐야 도민청원 게시판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제주도교육청이 호기롭게 운영하고 있는 '교육감 도민청원'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홈페이지 내 숨바꼭질하듯 숨겨진 접근성은 둘째치더라도 200여명이 참여한 청원조차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10일 도교육청 상황실에서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 2차 회의를 개최하고 4개의 예비 의제를 선정했다.

선정된 예비의제는 △중고등학생 교복 개선 △학생인권 조례 제정 여부 △중고등학생 표현의 자유 보장 △야간자율학습 지속여부 및 운영방법 개선 등 4가지로, 위원회는 이달 중 3차 회의를 갖고 최종적으로 다룰 의제를 선정키로 했다.

문제는 정작 도민들의 참여로 이뤄진 청원 의제는 후보군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공론화위원회 운영의 근간이 된 '제주특별자치도 교육행정 참여를 통한 숙의민주주의 실현 조례'는 교육감의 온라인 청원 운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조례에 따라 운영중인 도교육청 홈페이지 '도민청원코너' 게시판에는 지난 2월부터 총 4건의 글이 게재됐다.

특히 제주도교육청의 일방적인 폐지 통보로 논란이 된 '초등돌봄교실 특별프로그램' 폐지를 반대하는 청원이 2건이 올랐고, 이 청원에는 총 222명(5월 10일 기준)이 참여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맞춰 초등 돌봄교실 특별프로그램은 폐지가 아니라 오히려 더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뜩이나 열악한 게시판 접근성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시민들의 참여가 이뤄졌다. 청원에 서명하기 위해서는 도교육청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교육청 소개→열린교육감실→도민청원코너'로 접속해야 한다. 수 많은 항목들이 빽빽히 나열돼 있는 홈페이지 구조상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숨바꼭질 같은 난관을 뚫고 200여명의 서명이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해당 사안은 의제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의제 선정은 공론화위원회 위원들의 고유 권한으로, 부교육감을 비롯한 15명의 위원들이 결정했다"며 "위원회는 돌봄프로그램 폐지 관련 청원이 지엽적인 사안이고, 조례상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대변했다. 조례 상 공론화위원회에 상정되기 위해서는 500명 이상의 청구가 이뤄져야 하는데, 조건이 충족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최초 청원을 제기한 민주노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 관계자는 "돌봄프로그램은 단순 교사의 노동 조건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학부모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공론화의 필요성이 충분함에도 다뤄지지 않는데 대해 아쉬움이 크다. 돌봄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청원에 참여하는 것도 너무나 어렵다. 미리 청원에 참여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홈페이지에 접속한 이들도 헤매기 일쑤였다. 홈페이지 링크까지 일일이 개개인에게 알리지 않고서는 참여조차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이번 사안을 떠나서라도 도민청원의 접근성은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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