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엄마인 30대 제주여성, 장기기증으로 14명 생명 구해

두 아이의 엄마인 한 30대 제주여성이 세상을 떠나며 수 많은 생명을 구한 내용이 조선일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동영상 제공=조선일보 ) 

이 여성은 지난 17일 세상을 떠나며 14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장기와 조직을 기증했다.

아내가 많은 환자들을 위해 장기이식을 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자 곁에 있던 남편 강모(38)씨는 "돈 벌어서 호강시켜 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라며 흐느꼈다.

서귀포시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강지혜(33, 가명)씨는 지난 3월 27일 감기 증세를 보이며 구토를 심하게 해 서귀포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으나 뇌막에 세균이 침투하는 '세균성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고는 의식을 잃었다.

강씨가 의식을 잃자 강씨의 남편과 식구들은 어떻게든 강씨를 살리려 노력했다. 강씨의 남편은 아내를 서귀포에서 제주시 한마음병원으로 옮겼지만 강씨의 상태는 동공이 열리고 혈압이 낮아 지는 등 점점 악화됐고,강씨의 남편은 다시 아내를 제주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강씨가 지난 5일 우리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의식이 전혀 없어, 인공호흡기에 간신히 의존하고 있는 상태였어요. 다음날 뇌파 검사를 했는데 뇌파가 거의 보이지 않아 매우 위독한 상황이었지만 환자가 의외로 잘 버텨줬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힘겹게 버티고 있는 아내를 보고 남편인 강씨는 그만 아내를 편히 놓아줘야 한다고 결심하고는 서울에 있는 장기기증센터에 장기기증의사를 밝혔다.보호자들의 의뢰로 지난 17일 삼성서울병원 항공의료팀은 헬기를 타고 제주에 도착해 강씨를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겼다.

강씨가 병원에 도착하자 삼성서울병원은 바로 뇌사판정위원회를 열고 검사를 실시했지만 뇌파검사 결과 뇌파가 경미하게 있어 뇌사 판정을 받지 못했다.

경미한 뇌파의 파동이 있게 되면 6시간이 지나서 다시 뇌파 검사를 해야 하지만 강씨의 상황이 너무 악화돼 뇌파검사를 다시 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18일 낮 12시경 강씨를 수술실로 옮겼고 강씨는 12시 30분경 끝내 숨을 거뒀다. 뇌사상태일 경우 심장, 간, 췌장의 손상은 가지 않지만 심장이 멎은 상태에서는 심장과 간, 췌장을 쓸 수 없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심장과 간, 췌장을 제외하고 신장 2개, 각막 2개, 심장판막 4장,혈관 6개를 얻는 데 성공했어요. 강씨가 사망하고 바로 1명에게 신장 이식수술을 실시했고 수술은 아주 잘 끝났어요"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각막 이식수술은 오늘 이뤄질 계획입니다. 강씨를 빠른 시간내 이송을 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증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런 강씨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보도되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댓글을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으며, 어려운 결정을 내린 가족들에게도 많은 격려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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