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 조소 작가, 6월 9일까지 서울 세컨드에비뉴서 개인전

제주에서 활동하는 조소 작가 이유미는 5월 10일부터 6월 9일까지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세컨드에비뉴갤러리에서 개인전 <누구라도>를 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얼굴·몸통·전신 등 인체를 제작했는데, 본인 아버지를 떠올리며 준비했다고 설명한다.

이유미의 '무섭지 않어'(부분), 종이-현무암, 30x130x22cm, 2019. 출처=세컨드에비뉴갤러리. ⓒ제주의소리
이유미의 작품 '무섭지 않어'(부분), 종이-현무암, 30x130x22cm, 2019. 출처=세컨드에비뉴갤러리. ⓒ제주의소리

맏아들로 할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작가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로부터 본인의 경험 대로 내리 사랑을 받았던 작가. 

그는 “어쩌면 나의 아버지에서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어머니에서 어머니로 내려온, 또 다른 내안의 존재들은 자식의 자식으로 내려가 영원히 존재 하는 것”이라며 “이번 작업은 아버지를 반추하며 나를 투영시켜 본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아버지는 이념적인 갈등으로 인한 덧없는 삶과 죽음의 허망함, 삶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겪었던 지역 갈등의 편 가르기와 차별, 동시대 같이 살았던 이들이 괴물이 돼 태극기를 펄럭이는 걸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셨을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얼마나 외로우셨을까”라며 “이제 비록 늙고 몹쓸 몸일지라도 정신의 순백의 고결함을 갖고 큰 바위 얼굴처럼 그곳에 계신다. 누구라도 그렇게 살고 있는 줄 알았다. 아니 누구라도 그렇게 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과 사랑을 피력했다.

이유미의 작품 '그들의 서사-나의 왼쪽', 종이, 24x114x9cm, 2019. 출처=세컨드에비뉴갤러리. ⓒ제주의소리
이유미의 작품 '그들의 서사-나의 왼쪽', 종이, 24x114x9cm, 2019. 출처=세컨드에비뉴갤러리. ⓒ제주의소리

작가는 종이와 현무암으로 굴곡 없이 밋밋한 인체를 만들었다. 어쩌면 볼품없다고 느낄 수 있는 인체 작품은 많은 것을 감내하면서 가족에 헌신한 아버지의 초상이다.

이유미는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조소를 공부했다. 1993년 <조각그룹 선후>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단체전에 참여했다. 첫 개인전은 2000년 서울 덕원갤러리다. 제주 이주 후 2015년 해녀박물관, 지난해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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