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多] (34) 외도초 1인당 학교부지 3평 vs 시흥초 124평...제주고 면적은 마라도 크기

[소리多]는 독자 여러분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소통을 위해 글도 딱딱하지 않은 대화 형식의 입말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제주의소리]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질문을 남기시면 정성껏 취재해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겠습니다. 올해도 [소리多]가 연중 기획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편집자 주]

최근 제주시내 한 학부모 모임에서 특정 초등학교 학생수를 두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대화는 아이들의 교육과 야외활동, 급식에 이어 운동회까지 이어졌습니다.

좁은 학교부지에 학생수는 계속 늘어 교육의 질은 떨어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 해당 학교는 학생수가 워낙 많아 운동회조차 하루씩 학년별로 체육관에서 진행할 정도였습니다.

이는 택지개발로 들어선 도심지 특정 초등학교의 이야기입니다. 구도심권과 읍면지역 일부 학교는 학생수 감소로 학교 존폐를 걱정해야 할 처지입니다.

그래서 이번 [소리多]에서는 학교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초등학교와 함께 독자분들이 평소 궁금해 하셨던 고등학교 정보도 함께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도내 초등학교는 113곳, 중학교는 45곳, 고등학교는 30곳 등 모두 188곳입니다. 

이중 초등학교 학생수가 많은 곳은 한라초등학교로 1831명입니다. 3학년의 경우 학생수가 325명으로 11반까지 구성돼 있습니다. 교실수만 78개에 이릅니다.

두 번째로 큰 학교는 전교생 1742명의 아라초입니다. 올해 319명이 입학하면서 사상 처음 1학년이 11반으로 꾸려졌습니다. 연이은 증축 공사로 교실수도 69개로 늘었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의 ‘초·중·고 중기학생배치계획’에 따르면 2023년 한라초 학생수는 1590명으로 줄어듭니다. 반면 아라초는 1871명으로 늘어 한라초를 끌어 내리고 도내 최대 학교가 됩니다.

학생이 아닌 교지 면적은 어떨까요. 도내 초등학교 중 학교부지가 가장 넓은 곳은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함덕초입니다. 

면적만 3만4716㎡에 달합니다. 이는 도청 1,2청사를 더한 면적 보다 넓은 수준입니다. 학생수가 가장 많은 한라초(1만8587㎡)와 비교해도 갑절 가까이 큽니다.

분교 등을 제외한 학생 1인당 교지면적은 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시흥초가 가장 넓습니다. 시흥초의 학생수는 52명, 교지면적은 2만1431㎡로 학생당 면적이 412㎡에 달합니다.

제주시에서는 하도초가 단연 눈에 띕니다. 하도초의 학생수는 66명, 교지 면적은 2만866㎡로 학생 1인당 교지면적이 316㎡입니다.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골프를 칠 정도입니다.

반대로 제주시 외도동에 위치한 외도초는 학생수 1537명, 면적 1만4400㎡로 학생당 교지면적이 9.3㎡에 불과합니다. 시흥초와 비교해서는 44배, 하도초와는 34배나 작습니다.

이번에는 고등학교로 넘어가보겠습니다. 도내 30개 고교 중 학생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제주제일고로 1331명입니다. 이어 남녕고 1294명, 제주중앙여고 1201명, 오현고 1156명 순입니다.

학교부지는 제주고가 29만2452㎡로 가장 넓습니다. 이는 오현고(1만9073㎡) 15개를 지을 수 있는 면적입니다. 마라도 전체 면적 30만㎡와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빠르겠네요.

제주고는 옛 제주농고의 특성상 학교 본관 외에 유리온실(524㎡), 농기계보관소(507㎡), 간이축사(210㎡), 비육돈사(100㎡), 골프장(690㎡) 등 다양한 실습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치도 따져볼까요. 제주고의 학교용지 공시지가는 1㎡당 74만원 수준입니다. 이를 전체 면적에 적용하면 토지가액만 2200억원에 이릅니다.

제주시 연동 도심지 노른자위에 위치한 남녕고는 학교부지 1만474㎡의 장부가액만 141억원 가량입니다. 1㎡당 공시지가는 130만원 안팎으로 제주고의 갑절 수준입니다.

처음 대화를 이어갔던 학부모들의 고민은 자녀 교육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뛰어 놀아야 할 아이들이 좁은 운동장과 콘크리트 교실에 갇힌 모습을 안타까워하는 대화 내용이었습니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편중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원도심권 일부 학교에서는 통학구역에 상관없이 입학이 가능하게 하는 등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부모들의 바람대로 학교 간 격차가 더 벌어지게 전에 원도심권의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고 학생들이 마음껏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되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