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과 실력 증명했지만 과연 최선이었나?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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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단 가람 가족뮤지컬 ‘제주로 온 바보 호랑이’
16일 오전 10시 10분 극단 가람의 '제주로 온 바보 호랑이' 무대 인사 장면. ⓒ제주의소리
16일 오전 10시 10분 극단 가람의 '제주로 온 바보 호랑이' 무대 인사 장면. ⓒ제주의소리

극단 가람이 5월 16~17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공연하는 가족뮤지컬 <제주로 온 바보 호랑이>는 익숙한 전래 동화 두 편을 각색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었다.

할머니와 도구들이 힘을 합쳐 호랑이를 몰아내는 ‘팥죽 할멈과 호랑이’, 그리고 호랑이로부터 도망쳐 해와 달이 된 남매 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다. 호랑이라는 공통 소재를 매개로 한 이야기처럼 만들었다.

가람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설문대여성문화센터의 공연장상주단체 육성 지원사업에 3년 연속 선정됐다. 그리고 이 작품을 3년 동안 공연장상주단체 공연으로 무대에 올렸다. 뿐만 아니라 찾아가는 문화예술 공연 사업을 포함한 크고 작은 무대에서 <제주로 온 바보 호랑이>를 여러 차례 공연한 바 있다.

익숙한 레퍼토리이기에 배우들의 연기는 마치 일상처럼 물 흐르듯이 매끄럽다. 가족뮤지컬을 표방하는 만큼, 객석의 어린 아이들과 호흡하는 구성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아이들을 대하는 무대 위 배우들과 무대 아래 단원들의 움직임은 매우 능숙하다. 관록 있는 극단의 노하우와 실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이렇게 능숙한 작품이기에 더 잘 할 수는 없을까 하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관객 아이들을 무대 위에 올려 함께 노는 장면이 있는데, 가람은 맨 앞자리 아이들 위주로 올렸다. 나머지는 무대에 오르고 싶어 계단까지 나왔지만 다시 돌아가고,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표정이었다.

할머니가 객석으로 내려가 떡(과자)을 나눠주는 장면도 마찬가지. 표정 연기를 잃지 않으며 배우 혼자 애써서 떡을 과자를 뿌렸지만 전체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했다.

당연히 모든 아이를 무대 위에 부르고 과자를 나눠줄 순 없다. 그럼에도 더 나은 방법을 못 찾을 것도 없다.

어린이집 단위로 사전 신청을 받은 만큼 미리 파악한 명단을 숙지해, 예컨대 “이번에는 OO어린이집 친구들 나오세요”라는 식으로 고르게 함께 하는 방법은 무리일까. 과자 역시 다른 배우들이 함께 나와 최대한 고르게 나눠주는 게 교육적인 기능이 부각되는 가족뮤지컬에 어울리지 않나 사족을 더한다.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 라는 고민.

남매가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클라이막스 장면도,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무대 장치를 활용해 실제 위로 올라가는 방법 혹은 유사한 아이디어를 시도할 순 없었을까? 바닥에 줄을 던져 ‘수직 동선’을 ‘수평’으로 처리하는 모습 등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컸다.

공연장상주단체는 제주문화예술재단으로부터 적지 않은 작품 제작비를 지원받는다. 다른 용도가 아닌 오직 공연 제작에만 사용 하도록 규정한다.

극단 가람은 <제주로 온 바보 호랑이> 다음 공연장상주단체 공연으로 <후궁박빈>을 예고했다. 날짜는 6월 28~29일. <후궁박빈>은 2006년과 2019년 제주연극제에 출품한 작품으로, 올해는 대한민국연극제 지역 대표로 6월 15일 서울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 공연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극단 현실 상 변화를 자주 시도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변화에 둔감해진다면 연극에 대한 관객 신뢰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극단 가람처럼 제주에서 입지를 가진 극단일수록 긴장감 있게 변화를 가까이 둬야 하지 않을까.  

<제주로 온 바보 호랑이>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인 동시에, 다음 작품인 <후궁박빈>이 지난 4월 제주도문예회관 공연과 6월 대한민국 연극제보다 더 발전했으면 바람이다.

<제주로 온 바보호랑이>는 17일 오전 10시 30분에 공연한다. 선착순 무료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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