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파도가 더해져 만든 바다와 싸우는 산물 
파도에 파도가 더해져 만든 바다와 싸우는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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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섬의 산물] 124. 가파도 더우섬 산물

‘더할 가’의 가(加)에다 파도를 뜻하는 ‘누’의 한자음 파(波)와 ‘섬’인 도(島) 자를 쓴 가파도(加波島).

파도에 파도가 더해지는 섬이라 해서 '물결이 더한다'는 뜻으로 더우섬(더위섬, 더푸도, 더바섬), 덜바디섬(가을파지도)이라 했다. 또한 섬 모양이 덮개모양이라 해서 개도(蓋島), 하멜표류기에서는 퀠파트(Quelpart)라 기록한다. 

가파리는 면적이 0.84㎢으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5.5㎞ 거리에 위치한다. 어업을 주업으로 하는 섬마을로 조선 영조 때 별둔장(흑우장)을 설치하여 소를 방목한다. 바다와 싸우고 때로는 순응하며 살아가는 가파도 만의 독특한 생활 방식과 바다 물결 속 청보리의 속삭임이 가득한 섬이다.

가파도에서는 예부터 대부분 집집마다 우물을 파서 식수를 해결하고 허드레한 물은 빗물을 받아서 썼다. 이러한 물 사용 방법은 섬이지만 지하수의 부존조건이 좋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러나 염담수의 밀도차에 의한 지하수의 형성은 작은 섬이란 특성으로 해수 침투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지하수에 염분기가 섞일 경우가 있으므로 우물 파기는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섬 길가 곳곳에 공동 우물을 만들어 마을사람들이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제주의소리
길가 우물(가운데물). ⓒ제주의소리

가파로 67번길에는 섬에서 가장 오랜 우물이 있다. 200년 이상으로 추정하며 5대 째 내려오는 개인 소유다. 가파도에 공식적으로 사람이 살기 시작한 시기는 조선 헌종 때임을 감안할 때, 이 우물은 그 당시 판 우물이라고 짐작 할 수 있다. 우물의 바닥은 암반으로 되어 있으며, 깊이 2.8미터의 원형 우물이다. 제주어로 ‘작지’라는 작은 돌로 촘촘히 쌓아 만들었다. 이 우물은 자기만의 공간인 우물터를 만들고 사각통(0.8×1.0m)안에 귀한 물이 되어 섬에서 가장 물맛이 좋은 우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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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소유 우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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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내부. ⓒ제주의소리

해안가에 바가지처럼 움푹 팬 곳에서 물이 나온다고 해서 '바가지'를 뜻하는 큰옹진물, 큰 우물이란 큰통깍, 감수(맛있는 물)를 의미하는 돈물깍 등 해안가에 좋은 산물들이 솟아나와 섬의 생명을 유지한다. 해안에서 솟는 산물로는 동항개물과 고망물이 섬 속에 섬인 가파도의 오랜 역사를 증언하듯 잘 보전되어 있다.

항개는 큰 포구란 뜻으로 포구에는 까마귀처럼 생겼다는 까마귀돌과 큰왕돌이라는 보롬(바람)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함부로 올라가거나 걸터앉으면 비가 내리고 태풍이 몰아친다고 알려진다. 포구 동측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동항개물은 사각식수통을 갖고 있다. 입구 안내문에는 식수나 빨래터로 사용했다고 쓰여 있지만 주로 음식물을 씻겨나 빨래, 목욕과 우마용 등 생활용수로 사용했으며, 식수는 고망물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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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항개물.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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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항개물 내부 모습. ⓒ제주의소리

동항개물에서 동측으로 50m 떨어진 지점에 있는 고망물(고망울)은 큰 왕석 아래서 산물이 솟는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식수통을 따로 만들지는 않았다. 안내판에는 약수터로서 제주도에 있는 유인도 중에서 유일하게 산물이 솟아나 예부터 물 걱정 없는 섬으로 유명하다고 쓰여 있다. 식수로 사용한 가파도의 유일한 산물로 솟아나는 물줄기가 제법 세차다.

ⓒ제주의소리
고망물과 왕석.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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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에서 솟는 고망물. ⓒ제주의소리

 

# 고병련

제주시에서 태어나 제주제일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를 거쳐 영남대학교 대학원 토목공학과에서 수자원환경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국제대학교 공학부 토목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사단법인 동려 이사장, 제주도교육위원회 위원(부의장)을 역임했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고연(노인요양시설 연화원) 이사장을 맡고있다. 또한 환경부 중앙환경보전위원과 행정자치부 재해분석조사위원, 제주도 도시계획심의, 통합영향평가심의, 교통영향평가심의, 건축심의, 지하수심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건설기술심의와 사전재해심의 위원이다.

제주 섬의 생명수인 물을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 비영리시민단체인 ‘제주생명의물지키기운동본부’ 결성과 함께 상임공동대표를 맡아 제주 용천수 보호를 위한 연구와 조사 뿐만 아니라, 시민 교육을 통해 지킴이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섬의 생명수, 제주산물> 등의 저서와  <해수침입으로 인한 해안지하수의 염분화 특성> 등 100여편의 학술연구물(논문, 학술발표, 보고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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