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 제주포럼 D-7]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평화+경제+문화 이슈 다보스포럼과 차별화”
“사전등록 참가자 현재 5500명, 역대 최대 규모” 현장등록 포럼 참여도 가능

  ‘아시아의 회복탄력적 평화를 위하여 : 협력과 통합’을 대주제로 29일부터 3일간 진행되는 제14회 제주포럼이 정확히 1주일 앞으로 다가섰다.

5월17일 사전참가 등록을 마감한 결과 5500명 넘게 신청,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미처 사전등록을 하지 못했다면 현장등록을 통해 포럼 참가가 가능하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후 포럼 준비를 진두지휘해온 김봉현(64) 제주평화연구원장과 지난 20일 오후 연구원에서의 특별대담을 통해  이번 제주포럼의 전반적 상황을 미리 들어봤다. 

김 원장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가 참석하는 세계지도자 세션을 메인으로 꼽았다.

김 원장은 “‘회복탄력적 평화’라는 주제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제주포럼은 과거의 여러 포럼들을 뒤따라가기보다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토론함으로써 보편화시켜나갈 것이다. 세계지도자 세션이 그런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평화 의제를 다루면서도 정작 당사자 격인 북한측 인사가 참여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남북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참여가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북측 인사도 참석해 북한의 경제문제, 시장개방과 금융의 문제, 대북제재 해제 등에 대해 같이 토론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포럼의 비전과 관련해서는 “평화와 공동의 번영, 문화교류까지 다 아우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초일류 종합포럼으로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평화 이슈 외에 경제 관련 주제를 많이 다루면서 정체성이 애매해졌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평화없이 경제발전이 있을 수 없고, 경제발전 없이 평화가 이룩될 수가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그냥 체육행사가 아니라 한반도, 아시아, 세계 평화를 위한 행사인 것과 마찬가지”라며 “제주포럼에서 다양한 의제를 다루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고, 그렇게 해야 보아오․다보스 포럼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제주시 삼도동에서 태어난 제주 출신이다. 부친의 고향은 구좌읍(상도리)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전학을 간뒤 중․고등학교, 대학교는 서울에서 나왔다. 1981년 외무고시(16회)에 합격해 35년간 외교관으로 전 세계를 누볐다. 퇴임한 후 지난해 11월27일 제6대 제주평화연구원장으로 취임, 제14회 제주포럼 준비를 진두지휘해왔다.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제주의소리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제주의소리

Q. 제6대 제주평화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다음 주에 제주포럼이 개최가 되기 때문에 그 준비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냈고 6개월이 정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빨리 지나갔다. 제주포럼 준비뿐만 아니고 평화연구원이 하는 고유업무들이 있고, 특히 연구원의 주된 업무인 연구업무를 좀 더 발전시키기 위해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검토하면서 바쁘게 보냈다. 굉장히 귀중한 시간이었다.

Q. 저도 제주포럼을 여러 번 취재했었는데, 6회 포럼 때인가 제주와의 인연을 갖고 계신 분들을 찾아서 원장님을 인터뷰했던 기억이 있다. 제주와 어떤 인연이 있는지 소개해달라.

제주도에서 태어났고 제주북초등학교를 다니다가 5학년 2학기 때 서울로 올라갔다. 서울에서 중․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니고, 외무고시에 합격해서 외교부에서 35년 동안 외교관 생활을 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제가 태어난 곳은 북교 뒤 제주시 삼도이동 10번지, 지금도 그 주소를 기억하고 있다. 아버님 고향이 구좌면(지금은 구좌읍) 상도리여서 어렸을 때 할아버지를 찾아뵈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평화연구원장으로 부임하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제주발전을 위해 기여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다.

Q. 제14회 제주포럼 얘기를 해보겠다. 원장 취임 후에 처음으로 개최하는 포럼인데, 이제 일주일 밖에 안 남았다. 준비는 잘 되고 있나.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큰 줄거리는 거의 다 준비가 됐고, 세세한 절차나 이런 것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저뿐만 아니라 직원들 전부 야근도 하고, 토요일 일요일도 출근하면서 제주포럼이 그저그런 포럼에 그치지 않고,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걸맞는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그리고 세계적인 포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Q. 어느덧 제주포럼이 14회째를 맞으면서 내용 면에서나 규모 면에서 상당히 많이 성장했다. 올해 포럼은 어느 정도의 규모로 치러지나.

지난 주에 사전등록을 마감했는데 5500명 넘게 신청했다. 지난해 사전등록자가 4000명 정도였는데, 이보다 1500명 정도가 늘었다. 그만큼 제주포럼이 많이 성장했고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제주도민들의 참여도 훨씬 많아졌고, 육지에서 해외에서도 굉장히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의 지도자들, 명망가들, 학자들이 많이 참가하면서 양적인 성장뿐아니라 질적으로도 도약하는 포럼이 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Q. 올해 포럼의 대주제가 ‘아시아의 회복탄력적 평화를 향하여 : 협력과 통합’이다. 이번 제 14회 제주포럼이 어떤 논의의 장이 될지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사실 ‘회복탄력적 평화’라는 주제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회복탄력적 평화’가 개념상으로 아직 확정이 안 되어있긴 하지만 제주포럼은 과거의 여러 포럼들을 뒤따라 가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들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학자들과 세계의 지도자들이 토론을 함으로써 국제적인 토론을 선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제주포럼이 그러한 토론의 선도가 됐다는 것 자체도 일종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용어 자체는 어렵지만은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반도, 아시아태평양지역, 세계 전체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다. 포럼에서 여러 논의과정을 통해 좀 더 보편화될 것이고,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이번 포럼에는 70개가 넘는 세션이 준비됐다. 눈여겨봐야 할 주요 세션을 꼽는다면.

대주제가 말해주듯 회복탄력적 평화를 아시아에 어떻게 정착시키느냐 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과제인데, 이에 대해 세계지도자 세션에서 토의가 이뤄질 것이다. 세계지도자 세션에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가 참석하고, 홍석현 중앙미디어그룹 회장이 좌장을 맡는다. 하이라이트 세션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세계적으로 큰 관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 문제다. 지금은 무역갈등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군사․외교적인 측면을 비롯해 모든 방면에서 미․중 대립이 아시아 지역에서 전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대립이 평화적인 협력방향으로 나가지 못하면, 군사적인 충돌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 대학 교수, 마틴 자크 칭화대 교수,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장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참여하는 ‘미중관계의 미래를 묻다’ 주제의 특별대담 세션도 주목할만 하다.

제14회 제주포럼 D-7을 맞아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와 특별대담을 갖고 있는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제주의소리
제14회 제주포럼 D-7을 맞아 독립언론 [제주의소리]와 특별대담을 갖고 있는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제주의소리

Q. 소개하고 싶은 세션들이 많을텐데, 몇 가지만 더 소개해달라.

세계적인 관심사 중 하나가 북한의 핵문제다.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이고, 문재인 대통령도 그러한 방향으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북한 핵문제 관련 세션도 3개나 마련됐다. 전직 외교부장관, 전직 6자회담 수석대표, 과거 북한과 협상했던 로버트 갈루치, 조엘 위트와 같은 분들이 참석해 굉장히 중요한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보스포럼과 저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세션도 있다. 다보스포럼이야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제주포럼과 앞으로 계속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자크 랑 프랑스 문화장관이 포럼에 참가하는데, 이 분은 프랑스가 갖고 있던 외규장각 도서를 우리나라에 반환한 주역이었다. 여기에 시집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한 도종환 전 문화관광체육부장관, 중견배우 유동근씨가 같이 참석해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예술과 문화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을 펼친다. 이 밖에 문화공연 콘서트도 진행되는데, 제주도민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준비됐다.

Q. 남북 관련 세션이 3개나 준비됐다고 했는데, 혹시 북측 인사도 참석하나.

사실 북한 인사들이 참석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고, 지금도 그런 희망을 가지고 있다. 남․북한 분위기가 작년하고는 달라 올해 제주포럼에 올 수 있는지는 미지수지만, 낙관적인 기대를 좀 해보고 싶다. 하여튼 북측 인사도 참석해서 북한의 경제문제, 시장개방의 문제, 금융의 문제, 대북제재 해제 등에 대해 같이 토론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포럼이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 그 전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보내오면 좋겠다.

Q. 1회 포럼 때는 김대중 대통령, 2․4회 때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며 국가적인 행사로 치러졌었다. 올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아는데, 최종적으로 무산된 것으로 안다. 앞으로 현직 대통령의 얼굴을 제주포럼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이번에 대통령을 초청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지막에 일정상 어려움이 발생해서 결국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내년에는 꼭 좀 참석하길 기대한다. 다만, 대통령의 참석은 내용만 가지고 결정되기도 어렵고, 일정․시기 등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해 어려움이 있다. 올해 포럼에는 일정상 무산됐지만 내년에는 참석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노력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포럼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간접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는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2001년 공식명칭 ‘제주평화포럼’으로 출발했는데, 2012년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평화 이슈뿐만 아니라 경제 관련 이슈도 많이 다루면서 내용적으로 더 풍부해졌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제주포럼의 정체성이 애매해졌다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났는데, 비슷한 말씀을 하신 분들이 꽤 있었다. 그렇지만 저는 조금 다른 의견이다.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포럼이라면 다보스포럼이 있고, 아시아에는 보아오포럼이 있다. 다보스, 보아오포럼은 경제문제만 다룬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 다이얼로그는 외교, 안보, 국방문제만 다룬다. 그런 측면에서 제주평화포럼이 제주포럼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정체성을 확대한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제주포럼이 요컨대 경제문제만 다루면 다보스, 보아오포럼과 차이가 없다. 또 외교, 안보, 국방문제만 다룬다면 샹그릴라 다이얼로그와 차별성이 없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평화라는 개념이 외교, 안보, 통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경제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평화없이 경제발전이 있을 수 없고, 경제발전 없이 평화가 이룩될 수 없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그냥 체육행사가 아니라 한반도, 아시아, 세계 평화를 위한 행사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제주포럼에서 다양한 의제를 다루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고, 그렇게 해야 보아오․다보스 포럼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Q. 재임 중에 포럼을 여러번 준비해야 할텐데, 원장님이 그리는 제주포럼의 방향성, 비전은 어떤 것인가.

제주포럼은 경제문제만 다루는 보아오포럼을 넘어 아시아에서 가장 대표적인 포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게 제 포부다. 보아오포럼이 우리 생활의 일부분만 다룬다면 제주포럼은 평화와 공동의 번영, 문화교류까지 다 아우르는 종합포럼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런 방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들을 모시고 다양한 세션들을 구성하면서 다양한 주제들이 하나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제주포럼이 아시아 초일류 포럼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Q. 사전등록 마감결과 5500명 넘게 신청해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미처 사전등록을 하지 못한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14회 제주포럼을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지난해 사전등록 참가자가 4000명 정도였는데, 올해는 5500명이 넘는다. 사전등록을 못했더라도 포럼기간(29~31일) 현장을 찾아 등록하면 참석할 수 있다. 작년에도 현장등록 참가자가 1500명 정도 됐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현장등록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7000명 정도가 포럼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Q. 포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주포럼은 제주도에서 개최지만 제주만의 행사가 아니라 한국의 행사이고, 70여개 국가에서 참여하는 국제적인 행사다. 제주도민과 더불어 세계가 같이 하는 포럼이다. 제주포럼에 직접 참여해보면 도민들도 글로벌 마인드를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굉장히 많이 사전등록을 했는데 너무나 기쁘다. 이들이 미래 한국의 인재들이 될 텐데, 국제적인 포럼을 직접 참관하고 세계지도자들이 하는 말을 직접 듣는 것만으로도 교육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다. 제주포럼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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