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조성된 신제주. 관광도시 육성을 위해 개발된 신제주 건설계획 당시 심어진 신대로의 담팔수 풍경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제주시는 최근 연동지역 유지와 도의원과 간담회를 열고 신대로 담팔수 고사목의 대체수로 팽나무를 심기로 의견을 모았다.

신대로 1.8km 구간에 심어진 담팔수는 130여 그루다. 이중 제주도청 일대 담팔수는 1977년 신제주 건설계획에 따라 시가지가 조성된 1979년을 전후해 심어졌다.

담팔수는 국내에서도 제주에서만 자라는 희귀목이다. 추위에 약해 내륙지방에서는 월동이 어렵다. 형태가 우산모양으로 아름답고 가을에 붉게 물드는 단풍이 일품이다.

신대로 담팔수는 수려한 경관으로 유명했지만 2016년 여름부터 나뭇잎이 떨어지더니 말라 죽기 시작했다. 결국 그해 제주시는 담팔수 식재 40년만에 처음으로 고사목 4그루를 잘라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와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 고사 원인은 위황병 감염으로 밝혀졌다

주요 병원균은 파이토플라스마(Phytoplasma)다. 파이토플라스마는 증식을 통해 양분과 수분통로를 막아 식물을 고사시키고 곤충에 기생해 다른 나무로 이동한다.

세계유산본부는 옥시테트라사이클린(Oxytetracycline)과 영양제를 투입해 일부는 살려냈지만 이미 고사가 진행된 나무는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잘려나간 나무만 60그루다.

제주시는 대체목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녹나무를 추천했지만 마을 유지들은 속성수 대신 향토수종인 팽나무를 제안했다.

조천읍 북촌리 마을에 25그루의 팽나무가 가로수 형태로 심어진 적은 있지만 동지역 통틀어 도심지에 팽나무가 가로수로 식재된 사례는 없다.

팽나무는 제주에서 해발 600m 이하에 자생하는 느릅나무과의 낙엽수다. 높이는 20m, 지름은 1m 내외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팽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1호로 지정돼 있다.

관건은 물량 확보다. 팽나무는 향토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조경과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아 과거 무단벌채 돼 육지부로 빠져나가는 일이 허다했다.

제주시는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팽나무 식재를 검토 중이지만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는 조사가 필요하다”며 “예산이 확보되면 내년 초 식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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