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 제주본부.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 제주본부.

제주 유입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됐지만, 정주여건은 되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제주 인구는 2009년까지 유출되다 2010년부터 순유입이 증가했다.
 
2011년~2017년은 인구 유입 '급증기'로 불릴 만큼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6년사이 유입된 인구만 약 7만명에 달한다. 유입인구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많았고, 그 뒤로 40대, 20대 미만 순이다. 이들 상당수는 관광업이나 숙박·요식업에 종사했다.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늘어나면서 제주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2015년 제주 경제 성장률은 전년대비 5.3%로 전국 평균 2.8%를 크게 웃돌았다.
 
2016년의 경우 무려 7.3% 성장했다. 전국 평균 2.9%의 2.5배 수준이다.
 
제주 인구유입은 지난해부터 둔화됐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정주여건 악화로 제주로 이주하려는 사람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2018년 평균 제주 지가 상승률은 6.6%로 전국평균(3.4%)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4.6%로 전국평균(1.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013~2016년 평균 제주 1인당 생활폐기물 증가율은 무려 8.5%로 전국 평균(2%)보다 4배 이상 높다.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 제주본부.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행 제주본부.
인구 유입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주택과 토지 가격 상승이 가장 큰 이유다.
 
제주도 ‘2019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 따르면 인구유입에 대한 제주도민 31%가 인구 유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45.6%는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부정적인 이유로는 ▲주택 및 토지 가격상승 33.5% ▲거주환경 훼손 30.4% ▲제주 공동체문화의 변질 및 주민간 갈등유발 20.5% ▲자연환경 훼손 14.6% 등이 꼽혔다.
 
한국은행은 정주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이승환 기획조사부 부장은 “갑자기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정주여건이 악화됐다. 제주 인구 유입과 관련해 조정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순유입 규모가 감소할 경우 취득세나 지방소득세 등이 줄어 지방 재정 자립도가 하락할 수 있다. 정주여건 개선을 통한 유입된 경제활동인구 유출을 막아야 한다. 쓰레기 처리나 지가 상승 등 문제를 개선하고, 문화·편의시설, 출산·아동 관련 의료시설을 확충해 교육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인구 유입이 정체될 것에 대비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성장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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