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제주포럼] 세계 지도자세션 하토야마 전 총리 "미국 일방주의 안돼"

제주포럼 둘쨋 날인 30일, 세계지도자 세션에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토론자로 나섰다. ⓒ제주의소리
제주포럼 둘쨋 날인 30일, 세계지도자 세션에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토론자로 나섰다. ⓒ제주의소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과 일방주의에 대해 세계 지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통해 세계가 협력과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각국 전직 정상들은 동의했다.

제14회 제주포럼 이틀째인 30일 오전 11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전직 정상들이 세계지도자세션에 참여해 ‘아시아 회복탄력적 평화를 위하여:협력과 통합’을 주제로 논의를 펼쳤다.

이날 세션에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좌장을 맡았고,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말콤 턴불 전 호주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토론자로 나섰다.

홍석현 회장은 “UN과 WTO가 세계를 이끌어가는 두 축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미국은 이 기구의 지도자가 아닌 반대론자처럼 행동해오고 있다. 지도자 여러분들은 현 상황에서 다자주의를 활성화하는 것이 가능한지” 첫 질문을 던졌다.

말콤 전 총리는 “미국의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겠다. 모든 국가는 함께 협업의 준비를 갖추고 국경없는 교역을 미국과 함께 추진해나가야한다. TPP가 주요한 사례이다. 미국이 규범을 위협한다는 것은 과장”이라며 미국의 역할과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하인츠 피셔 전 대통령 역시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얼마나 긍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인정해야 한다”며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다자주의에 대해서는 “옛 냉전 시대의 미국·소련 이원 체제에서 지금은 다극적 체제가 됐다. 인간 본성자체도 다양하다. 세계적 회담, 책에서 항상 미래를 진단하지만 답은 생각해볼 수 없다. 우리는 가치에 대해, 인권선언과 유엔의 존속 여부에 대해 합의를 도출할 필요가 있으며 인간으로서 책임을 가지고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미 트럼프 대통령의 기후협정 이탈, 이란 핵합의 이탈에 대해선 인정해드릴 수 없다. 하지만 대통령과 미국민의 의지가 반드시 동일하진 않다고 생각한다. 미중 간 무역 마찰도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결코 미 국민들에게 좋은 영향이 아닐 것”이라 전망했다.

또, “한중일 아세안 중심으로 호주, 인도, 뉴질랜드 등 주변국들과 함께 전세계를 뒤덮는 듯한 공동체가 함께 회의를 하게 되면 유엔에서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아시아 국가 중심 지역주의 공동체를 만들 것을 피력했다.

30일 제주포럼 세계 지도자 세션에 참여중인 청중들의 모습. ⓒ제주의소리
30일 제주포럼 세계 지도자 세션에 참여중인 청중들의 모습. ⓒ제주의소리

이어 홍석현 회장은 하토야마 전 총리에 미국이 참여하지 않은 채 유럽 연합처럼 아시아 버전 연합이 현실성이 있을지 질문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총리 재직 시절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했었다”며 “미국 쪽에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비판했다. 미국을 배제하는 논리라 생각해 싫어했지만 오해다.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공동체 목표가 있을 때 어떤 나라든 가입해도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중일 관계에 대해서는 “한중일 사이가 좀처럼 조화되지 않는 게 현실”이며 “이런 측면에서 일본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과거 전쟁에서 잘못된 행동을 벌인 것에 대해 사죄의 마음을 계속적으로 표출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전했다.

홍 회장은 이에 “역사문제에 대해 하토야마 같은 분이 한 분만 더 계시다면 직면한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을까”라고 화답했다.

다음으로 홍 회장은 아시아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성격, 인구 규모, 소득격차, 종교 등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들며, 이런 전제조건을 고려했을 때 어떤 형태로든 아시아 중심 공동체 추구가 가능한지 질문했다.

하인츠 피셔 전 대통령은 “어떤 형태로든 공동체 결성이 가능하려면 모든 참여가의 단결된 목표와 의지가 필요하다. 또, 긴 여정이 될 것이라는 걸 잘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참여에 대해서는 “미국이 공동체에 포함, 배제되는 것만이 선택지가 아니다. 미국이 처음부터 참여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다양한 옵션이 있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주변국 입장에서는 중화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신 질서 구축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고 난색하며 “일대일로 정책이 아시아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수 있게 주변국들이 그 역할을 중국에 만들어 갈 수 있는지” 하토야마 전 총리에게 물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동양은 서로 상당히 다르다. 정치적 가치관이 다르기에 동아시아 커뮤니티의 구성이 어렵다 했지만 우예의 정신으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협력하는 자세가 있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작년 시진핑 주석과의 면담을 떠올리며 “일대일로 정책의 목표가 평화 구축이라면 지지하고 싶다. 우예의 이념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중국의 한민족 DNA는 침략사상이 아니”라며 중국이 협력과 이해의 방향으로 나아가길 염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