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3일 기자간담회서 언론사 여론조사 문제제기...'국회의원 방관 책임론'도 제기

원희룡 제주지사가 3일 오전 도청 기자실을 방문,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3일 오전 도청 기자실을 방문, 간담회를 갖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최근 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 공론조사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70%를 웃돈 것과 관련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 3인방의 제2공항 입장 부재에 대해서도 "도정이나 국책사업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을 제시해야 하는 게 국회의원 책임"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원희룡 지사는 3일 오전 10시 도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제2공항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JIBS는 창사 17주년을 맞아 지난 5월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조사에서 제2공항 갈등해소 공론조사 필요성에 대해 84.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13.6%였다.

제2공항 갈등 원인으로는 국토부 등 정부의 일방추진 33.3%, 제주도 중재노력 부족 21.2%, 일방적 찬반의견 개진 20.6%, 기타 19.7% 등 국토부와 제주도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2공항 공론조사 찬성 여론이 70%가 넘는다. 여전히 입장 변화는 없느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여론조사라는 게 전문가의 감수를 받으며 하는 이유가 있다. 해당 설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사람이어도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갈등해소를 위한 공론조사가 필요하냐고 물어보면 반대하는 게 이상한 게 아니냐"며 "만약 도정에서 객관적인 감수를 받아 조사한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왔을 것"이라고 JIBS의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원 지사는 "갈등이 진행되는 상황 자체에 찬반을 떠나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감안하겠지만 이번 조사는 여러가지 짚어봐야 할 점도 있다"며 "여론조사를 근거로 도민의견을 도정에 반영해야 한다면 앞으로 도정의견을 꼭 들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지적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갈등 원인으로 국토부의 일방추진이 가장 많았고, 제주도 중재노력도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는 지적에 대해 원 지사는 "국토부는 반대위원회와 검토위원회를 진행하고 있고, 제주도는 공청회와 공개토론도 하고 있다"며 "제주도의 경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행정기관이기 때문에 여론수렴, 중재 미흡에 대해 겸허하게 인정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도 마찬가지다. 일방 추진을 인정했기 때문에 검토위가 진행되고 있는게 아닌가"라며 "검토위나 TV토론을 통해 반대 근거와 제시하고 싶은 대안 등을 통해 도민들이 판단할 근거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제2공항을 추진하고 있는데 제주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뚜렷한 입장이 없는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원 지사는 "국정의 일각을 책임지는 국토부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국회의원이나 정당은 일선 민의를 수렴해 문제제기하는 역할은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 지사는 "집권여당으로서 도정이나 국책사업에 대해 책임있는 입장을 제시하고 취합해 입장을 취해야 하는 게 도민의 선택을 받은 국회의원이 책임"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원 지사는 "정부나 도정 입장에 대해 문제점을 파고들고 종합적으로 짚어보려는 역할은 이해하지만 끝까지 방관자처럼 비켜있고, 비판만하겠다는 입장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고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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