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소주 어떻게 달라지나]① 한라산 21-한라산 17 '원브랜드' 전략으로 '제2도약' 사활

6월부터 본격 출시되고 있는 한라산소주 ⓒ제주의소리
6월부터 본격 출시되고 있는 한라산소주 ⓒ제주의소리

소주 애호가들로부터 '하얀거'(21도 오리지널) '파란거'(17.5도 저도주)로 불려지던 한라산소주가 이제는 '한라산 21'과 '한라산 17'로 불려지게 된다. 

1950년 설립돼 4대째를 이어온 제주 향토기업 (주)한라산소주가 녹색병 ‘올래’에 대해 지난달 하순부터 생산 중단하고, 새로운 '한라산 21'과 ‘한라산 17’로 리뉴얼해 출시했다. 소위 ‘하얀거’, ‘파란거’라는 기존 공식을 깨고, ‘한라산소주’라는 원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한라산은 지난 6월1일부터 새롭게 리뉴얼된 '한라산 21'과 '한라산 17'을 본격 출시했다. 기존 한라산 오리지널은 ‘한라산 21’(21도)로 이름을 바꿨고, 녹색병 저도주 '한라산올래'의 생산을 중단하고 '한라산 17'(17도)을 출시했다. 

기존 녹색병 '한라산올래'의 남은 재고가 소매점과 음식점 등에서 소진되는 속도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 소비자들이 직접 '한라산21'과 '한라산17'을 맛볼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998년 녹색병의 저도주 ‘순한소주(2014년 올래로 변경)’ 출시 이후 제주에서 ‘하얀거(한라산 오리지널)’, ‘파란거(올래)’로 불리던 공식(?)이 20여년 만에 깨진 셈이다. 

4대를 이어온 제주향토기업 (주)한라산소주(대표이사 현재웅)가 기존 녹색병을 사용하지 않고 저도주(17도)와 오리지널(21도) 두가지 제품을 모두 투명병으로 리뉴얼해 출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4대를 이어온 제주향토기업 (주)한라산소주(대표이사 현재웅)가 기존 녹색병을 사용하지 않고 저도주(17도)와 오리지널(21도) 두가지 제품을 모두 투명병으로 리뉴얼해 출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왼쪽부터 새롭게 바뀐 한라산 21(옛 오리지널)과 출시된 한라산 17.
4대를 이어온 제주향토기업 (주)한라산소주(대표이사 현재웅)가 기존 녹색병을 사용하지 않고 저도주(17도, 사진 오른쪽)와 오리지널(21도) 두가지 제품을 모두 투명병으로 리뉴얼해 출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소주병은 규소 함량 등 순도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병이 투명할수록 순도가 높아 생산 단가도 오른다. 투명한 병이 녹색병보다 비싼 이유다. 또 녹색병은 국내 모든 소주 업체가 회수해 재활용한다.

원가 절감을 위해서는 녹색병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라산은 투명한 병을 택했다. 기존의 '한라산소주'와 '한라산올래'라는 두가지 브랜드에서 ‘한라산소주’라는 단일 브랜드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현재 투명한 병에 담긴 소주는 전국에서 한라산소주가 유일하므로 대기업과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녹색병보다, 전국 유일의 투명병으로 마케팅의 승부를 건 셈이다.  

한라산은 지난 1년간 개발 기간을 거쳐 저도주 한라산 17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특히 소비자의 선택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병 색깔을 결정하는데 가장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한라산소주 공장 전경 ⓒ제주의소리
4대를 이어온 제주향토기업 (주)한라산소주(대표이사 현재웅)가 기존 녹색병을 사용하지 않고 저도주(17도)와 오리지널(21도) 두가지 제품을 모두 투명병으로 리뉴얼해 출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4대를 이어온 제주향토기업 (주)한라산소주(대표이사 현재웅)가 기존 녹색병을 사용하지 않고 저도주(17도)와 오리지널(21도) 두가지 제품을 모두 투명병으로 리뉴얼해 출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미 국내에서 지역소주인 ‘한라산소주’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는 꽤 높다.

2017년 국내 소주 브랜드 평가에서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위는 처음처럼, 2위는 진로, 3위는 참이슬 등이다. 진로가 참이슬을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3위다. 

소주를 생산하는 숱한 대기업 브랜드 사이에서도 '한라산소주'는 지역소주의 명성을 단단히 지켜온 셈이다. 특히 전국 유일 투명한 병의 소주는 각인효과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제주를 제외한 다른 지역 소비자들 중에는 투명한 병에 담긴 오리지널 한라산소주를 유일한 한라산소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한라산 측이 장고 끝에 새로운 저도주 ‘한라산 17’을 투명한 병에 담기로 결정하게 됐다. 한라산소주로선 창사이래 '제2의 도약'의 명운을 걸만한 중대 결정을 내린 셈이다.   

그만큼 향후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야 할 이유가 충분해졌다. 한라산 측은 ‘청정 지하수’와 ‘청정 원료’를 첨가해 만든 ‘청정 소주’를 ‘청정 병’에 담아냈다고 자평했다.

현재웅 (주)한라산소주 대표이사는 “전국적으로 투명한 병을 사용하는 소주회사는 한라산뿐이다. 기존 녹색병은 접고 투명한 병으로 통일해 확실한 재도약을 시도하겠다"며 “투명한 소주병은 모두 ‘한라산의 것’이다. 청정 제주의 상품을 청정한 병에 담아 맑고 깨끗한 제주를 알리고, 더 나아가 환경보전에도 적극 앞장서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자 대외적 선언이다. 반드시 약속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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