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7.여)이 신상공개 결정 이틀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씨는 7일 오후 4시쯤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검정색 상의에 회색 트레이닝복 하의를 입은 고씨는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형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진술녹화실로 향했다.

고씨는 신상공개 결정 하룻만인 6일 언론에 모습을 보였지만 긴 머리카락을 앞으로 늘어뜨려 얼굴을 최대한 가렸다. 포승줄에 묶인 양 손으로 머리카락을 부여잡아 노출을 차단했다.

1일 주거지인 충북 청주에서 긴급 체포된 고씨는 유치장 입감 직후 정상적으로 잠을 자며 식사를 해왔다. 4일 구속영장 발부 후에는 잠을 설치고 식사량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신상정보 공개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는 변호사를 통해 적극 자기방어에 나서고 있다. 계획적 범행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고씨는 “아들과 가족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절대 볼 수 없다”며 얼굴 노출을 극도로 꺼려왔다. 

체포 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범행 추정일인 5월25일 이후 13일이 지났지만 피해자의 시신도 여전히 발견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고씨의 압수물에서 피해자 강모(37)씨 혈흔을 확보하고 약물 검사를 진행했지만 니코틴은 검출되지 않았다. 고씨는 범행 전 휴대전화로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했었다.

두 사람의 체격차도 커 살해 방식을 특정 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자는 180cm, 80kg의 건장한 모습인 반면 고씨는 160cm, 50kg 가량으로 체격 차이가 컸다.

경찰은 혈흔 분석 전문가 6명을 투입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펜션 내부에 광범위하게 흩어진 혈흔의 특징과 방향 등을 분석해 공격과 사망 지점 등을 특정 짓을 계획이다.

경찰은 고씨의 범행 행태와 심리상태 등을 확인하기 위해 프로파일러 5명도 투입해 면담을 진행 중이다. 다만 정신감정에 대한 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

동부서 관계자는 “피의자가 계속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지만 계획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하다”며 “보강 수사를 진행해 12일쯤 사건을 검찰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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