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갈등해소 공론조사 여론조사 결과 반응 ‘극과극’…“찬․반 떠나 결정과정은 민주적이어야”

제주지역 언론사가 실시한 제2공항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집행부 수장과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의회 수장의 시각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10일 오후 제373회 제1차 정례회 개회사를 통해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우리는 아직도 공공의 목적을 위해, 다수의 이름으로, 소수의 견해와 권리를 침해하고 있지는 않는지 되묻고 싶다”며 민주주의 파괴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첫 번째 실험대에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올렸다.

앞서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 경찰 및 해군 등의 부당한 개입, 그로 인한 폭행과 상해 등 불법과 인권침해, 해상지역의 의사가 철저히 배제된 채 비민주적 방식으로 진행된 입지 선정 여론조사 등이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김 의장은 “이 같은 진상조사결과는 바로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과정은 국민이 위임한 국가권력에 의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한 민주주의 파괴의 결과물”이라며 “더 애통하고 애석한 것은 민주주의의 훼손이 지금도 ‘현재 진행령’이라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제주에서 살아갈 주민들의 권리가 어떠한 이익과도 대체되지 않고,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존엄한 삶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제주의 가치가 훼손된다면 진정 제주의 미래가 존재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제주도의회)는 그 결정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과 민주주의를 실현시킬 의무를 가지고 있다”며 도민들이 위임한 주권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도민사회 최대 갈등현안인 제2공항 관련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는 도지사-의장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JIBS가 창사 17주년을 맞아 지난 5월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제2공항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 갈등해소 공론조사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84.1%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13.6%였다.

원희룡 지사가 지난 3일 도청출입 기자들에게 “신뢰할 수 없다”고 반응한 바로 그 여론조사다.

원 지사는 당시 기자들에게 “갈등이 진행되는 상황 자체에 찬․반을 떠나 안타까워하는 마음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감안하겠지만 이번 (JIBS) 조사는 여러가지 짚어봐야 할 점이 있다. 만약 도정에서 객관적인 감수를 받아서 조사한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왔을 것”이라고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김 의장은 “제2공항 갈등해소 공론조사에 대해 도민의 81.4%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결과를 직시해야 한다”면서 “찬반을 떠나 그 결정과정은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도민들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장은 이어 “51대 49가 되어 다수결의 원칙으로 내 뜻을 관철시키기보다는 나와 뜻이 다른 49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또 다른 대안들은 없는지를 시간이 걸리더다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자”며 “시대의 요구와 자신의 소명을 일치시키면서도 정치의 비열함에 흔들리지 말자”고 말했다.

김 의장은 동료의원들에게 “제2공항 건설 정책사업의 끝에 어떻게 도달해나갈 것인지 먼저 도민들에게 묻자”며 “그래서 11대 의회는 후손들에게 제주의 가치 보전을 위해 치열한 고민과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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