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정밀생태조사반 이강운 홀로세 생태연구소장이 12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자림로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비자림로 정밀생태조사반 이강운 홀로세 생태연구소장이 12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자림로 공사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인 애기뿔소똥구리가 발견돼 환경파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비자림로 정밀생태조사반 이강운 홀로세 생태연구소장은 12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비자림로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 박사는 11일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공사 2구역에 트랩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서식중인 곤충을 확인했다. 그 결과 트랩설치 4시간 만에 64마리의 애기뿔소똥구리가 채집됐다.

애기뿔소똥구리는 소나 말 등 가축이 남긴 배설물 밑에 굴을 파고 지낸다. 개체수가 크게 줄면서 2012년 5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이 박사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개체수가 포집됐다는 사실에 저도 놀랐다”며 “공사가 계속 진행되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애기뿔소똥구리가 가장 먼저 피해를 입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기뿔소똥구리는 야행성 곤충이어서 나무가 사라지면 빛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생태계 보존을 위해서라도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5월28일 공사 현장을 확인해 법정보호종인 멸종위기 야생조류인 팔색조와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을 발견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이에 5월29일 제주도에 공문을 보내고 비자림 공사 중단을 요청했다. 6월28일까지 소규모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한 환경보전 대책을 수립하라는 조치명령도 내렸다.

제주도는 결국 5월30일자로 비자림로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비자림로 정밀생태조사반 이강운 홀로세 생태연구소장이 12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공개한 애기뿔소똥구리. ⓒ제주의소리
비자림로 정밀생태조사반 이강운 홀로세 생태연구소장이 12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공개한 애기뿔소똥구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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