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용 위원장, “감독이 선수들 통장 일괄관리, 입금 확인 후 바로 인출…수사 의뢰하라”
제주도청 직장운동경기부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비와 숙박비 수천만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경용 위원장(서홍·대륜동, 무소속)은 12일 제373회 제1차 정례회 2018회계연도 결산안 심사에서 “제가 한달 전에 제보를 받은 내용”이라며 이 같은 훈련비․숙박비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이경용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2017년도 전국체전에 출전했던 레슬링 종목 선수들이 묵었던 숙박비가 허위로 계산됐다. 선수들이 숙박한 해피선수촌은 선수들을 위한 무료 숙박시설이지만 1인당 1박에 5만원씩의 숙박비가 지출됐다.
또 선수촌에는 4명이 이용했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품의서는 5명이 이용한 것으로 작성됐고, 이경용 위원장이 확보한 자료에는 9명에 대한 숙박비가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체전 출전선수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운동경기부 전지훈련에서도 비슷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 위원장은 “레슬링협회에서 2013년 8월5일에 입금된 450만원이 8월7일과 8일, 12일 등 3번에 걸쳐 특정인의 통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또 2014년 7월9일에도 500만원이 입금됐는데 11월10일 하루에 100만원씩 5차례에 걸쳐 현금카드로 인출됐다. 이 돈이 특정인에게 들어간 건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훈련비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이 위원장은 레슬링협회와 개인통장 간 거래정황이 담긴 입출금 내역서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체육회에서 2016년 3월23일과 24일에 걸쳐 74만원이 입금되자마자 바로 출금됐고, 그해 5월25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전날 입근된 175만원이 출금됐다”며 “이게 뭔지 알아보니 감독이 선수들의 통장을 다 걷은 뒤 자신의 전화번호로 입출금 상황을 보내게 한 후 입금이 되면 바로 출금한 것으로 의심이 든다. 선수 개인의 비밀번호를 선수 대신 감독이 지정받아 유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전국체전 기본훈련비 지급현황을 보면 대부분 학교는 선수 개인에게 지급한 반면 특정 학교의 경우는 선수가 아닌 학교에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감독이 출전 여부 등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다보니 불만이 있어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상범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통장의 경우 학생들이 개별 소지하거나 학부모들이 챙기기 어려운 부분을 감독들이 일괄 관리하다보니 생긴 현상인 것 같다”며 “계약 때부터 숙지시켜 이런 사례가 나타나면 징계를 강화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이 위원장은 “이게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횡령 의혹을 받는) 분이 직장 운동경기부까지 다 관리했다. 선수들의 신뢰를 못 받는 감독이 이런 전횡을 저지르면 그 스포츠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종이로 하는 정산시스템도 문제다. 도체육회도 곧 독립할 가능성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렇게 해서 어떻게 관리감독을 하겠느냐”며 “수사 의뢰할 건 하고 부정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