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 12일 KBS제주서 제3차 공개토론회

제주2공항 건설 여부를 두고 찬반측이 치열한 논쟁을 펼쳤다. 교통인프라와 경제적 효과를 내세운 찬성측과 부실 검토와 환경수용력을 강조한 반대측의 의견이 갈리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용역 재조사 검토위원회는 12일 오후 7시 KBS제주방송총국에서 제3차 공개토론회를 진행했다.

찬성측은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신공항계획팀장이 나섰다. 반대측은 박찬식 검토위원회 부위원장과 문상빈 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제2공항 필요성을 두고 양측은 초반부터 설전을 벌였다. 찬성측은 현 공항 포화로 인한 인프라 확충 논리를 내세운 반면 반대측은 환경수용력 한계를 언급하며 현 공항 활용으로 맞섰다.

허 교수는 “공항 확충은 제주도민은 20년 숙원사업이다. 활주로를 거의 100% 사용하면서 좌석 구하기는 힘들고 항공기 이착륙 횟수도 늘어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측은 현 공항 포화 사유로 관제 문제를 거론했다. 현 제주공항의 활주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을 35회에서 40회로 늘리면 혼잡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와 문상빈 제주제2공항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사진출처-KBS제주]
왼쪽부터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와 문상빈 제주제2공항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사진출처-KBS제주]

문 위원장은 “슬롯을 높이지 못하는 것은 국토부가 관제 능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관제방식 개선과 장비도입, 연구,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팀장은 이에 “슬롯은 활주로뿐만 아니라 관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며 “정부도 관제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슬롯 외에 계류장도 공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천성산 터널공사에서도 환경훼손 논란으로 공사가 2년 반이나 지연됐다”며 “제2공항 개항에 차질이 빚어지면 관광객은 줄고 지역경제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은폐를 하고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이야기 한다”며 “각종 의혹 제기는 대입 수능시험 채점표를 가져와보라는 것과 같다. 정성평가는 전문가 영역”이라고 맞섰다. 

문 위원장은 “관광객이 2005년 500만명에서 2015년 1500만명으로 3배 늘었지만 삶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공항을 늘리고 관광객을 더 받으라는 논리는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책사업이라도 4대강처럼 잘못된 선택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제2공항은 수십년간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왼쪽부터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신공항계획팀장, 박찬식 검토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출처-KBS제주]
왼쪽부터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신공항계획팀장, 박찬식 검토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출처-KBS제주]

박 부위원장도 거들었다. 그는 “10년간 관광객이 1000만명이나 늘었지만 교통과 쓰레기, 소음 문제도 덩달아 커졌다”며 “공항 인프라는 현 수준에서 유지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대측은 파리공항공단(ADPi) 보고서 누락과 공항 후보지 주변 철새도래지 사전타당서 조사 누락, 신도리 후보지 위치 변경 의혹 등도 제기했지만 찬성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맞섰다.

제2공항 논란으로 불거진 갈등해소에 대해서도 양측은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이 팀장은 “제2공항과 관련한 공청회 등은 반대측이 오히려 물리적으로 막고 있다”며 “원천 봉쇄가 아니라 반대측도 할 말은 하고 반영할 것은 반영하며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압도적인 다수의 도민들이 제2공항 추진에 반대하고 80%가 도민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제2공항은 도민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19일 제주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연다.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마무리되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10~11월 중 기본계획을 고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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