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제주 기자들과 비공개 인터뷰서 심경 밝혀...“아들 사망사건 고유정 의심된다”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사진)의 현 남편이 자신의 아들 죽음에 대해서도 고유정의 연관성을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사진)의 현 남편이 14일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아들 죽음에 대해서도 고유정이 의심된다면서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한 배경을 밝혔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7.여)의 현 남편 A(38)씨가 청주에서 발생한 아들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며 아내를 직접 겨냥하고 나섰다.

A씨는 13일 오후 4시30분 제주시내 모처에서 제주지역 기자들과 만나 각종 억측이 난무하는 이른바 ‘청주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직전 아내를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A씨는 2017년 11월 고씨와 재혼했다. 당시 고씨는 살해된 전 남편 강모(37)씨와 이혼한 상태였다. 

재혼 후 두 사람은 제주와 청주를 오가는 기러기 부부 생활을 했다. A씨는 전 처 사이에 아들(6)이 있었다. 고씨도 강씨 사이에 2014년 생 동갑내기 아들(6)이 있었다.

두 사람은 2018년 상반기부터 네 가족이 함께 살기로 의견을 모았다. A씨에 따르면 올해 2월 거주지인 충북 청주시의 한 유치원까지 등록했지만 고씨는 등원 날짜를 계속 미뤘다.

결국 고씨의 아들은 제주의 외할머니 집에 머물고 있고, 2월28일 A씨의 아들만 홀로 청주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틀 뒤인 3월2일 사단이 났다.

아들이 숨지기 전날 A씨 부부는 차를 마셨다. 두 사람은 종종 차를 마셨다. 그리고 1시간 뒤 A씨는 잠에 들었다. 자정쯤 아이가 몸 질을 하자 몸을 돌려놨다.

다음 날 오전 10시 안방에서 아이는 싸늘한 주검이 돼 있었다. 눈을 떠보니 아이는 A씨의 발 아래 쪽에 엎드려 있었다. 각혈처럼 얼굴 주위에는 피가 흘러내렸다.

아이의 배에 다리를 올려놓은 모습은 아니었다. 당시 고씨는 다른 방에서 자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다며 함께 자기를 거부했다.

부검 결과 질식사라는 소견이 나왔다. 다만 아이의 외상에 특별한 흔적이 없어 타살 혐의는 특정되지 않았다. 아이가 2월27일 감기약을 처방 받고 약을 먹었지만 이 역시 특이점이 없었다.

청주상당경찰서는 같은 방에서 함께 잠을 잔 남편 A씨를 의심했다. 5월28일에는 A씨를 상대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벌였다. 

나흘 뒤 영장을 들고 청주 집으로 찾아온 제주경찰이 고씨를 긴급체포했다. 부인은 의붓아들이 아닌 전 남편의 살인 용의자였다.

이 때가지만 해도 A씨는 아내를 믿었다. 이후 살해된 고씨의 전 남편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이 졸피뎀이 검출되고 범행 도구까지 발견되면서 심리적 변화와 합리적 의심이 교차했다.

의심은 여러 의문점을 남겼다. 고씨가 아들이 오기 전 며칠 전부터 다른 방에서 자겠다고 한 점, 아들이 숨지기 전날 유독 자신이 깊은 잠에 든 점. 뒤돌아 생각해보니 모든 것이 이상했다.

반면 청주상당경찰서가 5월초 A씨의 혈흔을 분석한 결과 고씨가 전 남편을 살해할 때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졸피뎀’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A씨는 아들의 죽음에 고씨가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고민 끝에 변호사와 상의해 제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충북 경찰을 믿을 수 없어 제주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우리 아이가 죽은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다. 그게 미안해서 아이가 묻힌 곳에 가지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아빠가 있는 청주에 오고 싶어했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이에게 부끄러운 일은 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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