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정문 현관 폐쇄 경악...심각한 반인권적 조치"

제주지역 인권단체들이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진입을 막기 위해 입구를 폐쇄한 제주도의회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등 3개 단체는 17일 성명을 내고 "민의의 장을 걸어 잠근 제주도의회를 규탄한다. 제주도의회는 소수자들의 외침을 들어라"고 성토했다.

제주도의회는 제373회 제1차 정례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개정안' 본회의 상정 여부를 두고 도청앞 천막촌사람들 등 제2공항 반대 단체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정문 앞 입구를 폐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아무리 작은 목소리지만 절박한 도민들의 목소리를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는 제주도의회의 빈약한 인권의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는 도민들의 주장이 도의회에서조차 봉쇄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조치로서 도민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했다.

이들 단체는 "제2공항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제주 섬과 제주 섬 환경, 제주 섬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소외하고 배제하며, 심지어 주민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그 갈등을 이용 하는 등, 국가와 지방의 권력기구들에 의해서 강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도청 앞 천막이 왜 시의 행정대집행 이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지 제주도의회는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의회의 이번 의회 건물 폐쇄조치는 참으로 경악스런 조치이고, 반인권적 조치"라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도의회는 아마도 도청앞 천막촌 활동가들의 행동들을 문제 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심각한 위험이나 위해요소가 있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몇몇 의원들에 대한 불편하고 시끄러운 항의가 가끔 있을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한 불편이 제주도민의 최대의 민의의 장을 봉쇄해버릴 정도의 큰 위협인가? 그리고 도의원들은 자신들이 불편하면 아예 귀를 닫아버리는 사람들인가? 그것을 도의회가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라고 따져물었다.

또 "도의회는 패쇄를 강고히 하기 위해 도민들이 드나들 수 있는 최소한 공간조차 없애버렸다. 지금 도의회에 출입하려면 선거에 당선되거나 공무원에 채용되거나,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용인하는 사람들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도의회가 도의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망각하고 단순이 눈앞에 보이는 작은 불편함을 핑계로, 다양한 목소를 들어야 하는 도의원들의 본질적 책무를 오히려 방해하고 모독하는 행위임에 다름없다. 몇몇 의회 권력자들의 불편함을 핑계로 도의회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조치에 대해 책임있는 도의회의 인사가 진정성 있게 활동가들에게,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하고, 모든 폐쇄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며 "절박한 이들의 목소리를 보다 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들어 살펴야 할 의무가 도의회와 도의회의 모든 의원들에게 부여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제주지역 3개 인권단체 성명서

 

민의의 장을 걸어 잠근 제주도의회를 규탄한다! 민의의 장을 열어라! 

제주도 민의의 장을 걸어 잠근 제주도의회를 규탄한다!
민의의 장을 열어라, 소수자들의 외침을 들어라!

아무리 작은 목소리이지만 절박한 도민들의 목소리를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는 제주도의회의 빈약한 인권의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는 제주도민들의 주장이 제주도의회에서조차 봉쇄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조치로서 도민들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의회는 지금 모든 제주도민들의 민의의 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즉각 도의회를 개방하라! 
소외되고 배제되는 이들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 들어라!

“모든 사람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이러한 권리는 간섭 없이 의견을 가질 자유와 국경에 관계없이 어떠한 매체를 통해서도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얻으며,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 -세계인권선언문 제19조-(*UN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한글 번역본)

제주지역 인권단체들은 현재 제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발과 관련된 문제들을 유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제2공항을 비롯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제주 섬과 제주 섬 환경, 제주 섬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소외하고 배제하며, 심지어 주민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그 갈등을 이용 하는 등, 국가와 지방의 권력기구들에 의해서 강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소통이 사라지고 토론이 반목으로 변하고 있으며, 동의가 아닌 권력의 우격다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여러 개발사업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는 도민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은 제주도의 운명을 가름할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 아주 절박할 수밖에 없다. 도청앞 천막이 왜 시의 행정대집행이후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지 제주도의회는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도의회의 이번 의회 건물 폐쇄조치는 참으로 경악스런 조치이고, 반인권적 조치이다. 제주도의회는 아마도 도청앞 천막촌 활동가들의 행동들을 문제 삼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심각한 위험이나 위해요소가 있는지 모르겠다. 단순히 몇몇 의원들에 대한 불편하고 시끄러운 항의가 가끔 있을 따름이다. 그러한 불편이 제주도민의 최대의 민의의 장을 봉쇄해버릴 정도의 큰 위협인가? 그리고 제주도의 도의원들은 자신들이 불편하면 아예 귀를 닫아버리는 사람들인가? 그것을 도의회가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인가? 
도의회의 의원은 어떻게 선출되고 있는가? 도민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선출해서 뽑는다. 도의회든 도의원이든 선거 때만 되면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고 떠들어댄다. 그리고 또, 도의회는 ‘도민의 방’을 거의 무제한으로 개방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는 도민들의 의견을 무조건 듣겠다는 도의회의 본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제주도청 등 행정기관에는 없는 공간이다. 그런데 도의회 건물이 폐쇄되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관 패쇄를 강고히 하기 위해 도민들이 드나들 수 있는 최소한 공간조차 없애버렸다. 지금 도의회에 출입하려면 선거에 당선되거나 공무원에 채용되거나,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용인하는 사람들 외에는 출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도의회가 도의회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망각하고 단순이 눈앞에 보이는 작은 불편함을 핑계로, 다양한 목소를 들어야 하는 도의원들의 본질적 책무를 오히려 방해하고 모독하는 행위임에 다름없다. 몇몇 의회 권력자들의 불편함을 핑계로 도의회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모든 도민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찾아가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민의의 장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제주도민 전체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이다. 

권력에 의해 배제되고 소외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이들의 작은 손 피켓, 항의 한마디도 수용할 수 없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라면, 과연 제주도에서 민의를 수용하는 대의민주주의적 기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작은 불편함 하나에 제주도민 전체의 의사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통째로 뭉게버리는 도의회의 저급한 인권의식은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이번 조치에 대해 책임있는 도의회의 인사가 진정성 있게 활동가들에게,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하고, 모든 폐쇄조치를 철회해야 한다. 그리고 절박한 이들의 목소리를 보다 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들어 살펴야 할 의무가 도의회와 도의회의 모든 의원들에게 부여되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 제주도의회 건물 폐쇄조치에 대해 책임성 있게 사과하라!”
“제주도민의 의사표현의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민의의 장을 열어라!”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세를 갖추어라!”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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