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국토부-반대측 문 걸어 잠궈 1시간 넘게 대치...반대측 단상 점거 보고회 결국 무산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국토부와 반대측이 충돌하며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오후 3시 제주시 연동 농어업인회관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했지만 반대측의 저지로 실행에 이르지 못했다.

개최에 앞서 국토부와 제주도청 관계자들은 보고회장 안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궜다. 도청은 안전 등을 이유로 행사 시작 30분 전인 2시30분부터 입장을 허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도청은 출입구 옆에 ‘보고회장 질서 유지 차원에서 피켓 등 흉기가 될 만한 물품 반입을 금지한다’는 다소 자극적인 문구의 안내문을 부착했다.

이에 맞서 전국농민회제주도연맹은 ‘본 건물은 국토부와 용역기관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 출입을 금지한다. 출입으로 인한 모든 불상사는 국토부에게 있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 과정에서 반대측이 현관에 들어가 바깥 출입문을 걸어 잠그면서 보고회장은 국토부와 도청, 현관은 반대측, 건물 밖에는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그 사이 제2공항에 반대하는 성산주민 등 약 100여명이 행사장 건물 앞에 모여 보고회 중단을 촉구했다. 찬성측 주민들도 현장을 찾았지만 양측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국토부는 약속된 보고회 개최 30분전에도 문을 열지 않았다. 오후 2시50분쯤 회의장 내부에서 개회 선언을 하는듯한 마이크 소리가 들리자 반대측이 항의하며 출입문 개방을 요구했다.

결국 반대측 관계자 3명은 보고회장 문을 강제로 개방해 안으로 진입했다. 그 순간 현관문도 열리면서 반대측 100여명이 현장에 몰려들며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반대측은 단상에 있던 국토부 항공정책실 신공항기획과의 전진 사무관을 향해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전 사무관이 바닥으로 넘어지면서 순식간에 몸싸움으로 번졌다.

용역업체 직원이 전 사무관을 보호하기 위해 막아서자 반대측 인사가 밀가루를 투척하며 또 한번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두 사람은 공무원들과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반대측은 이후 단상을 점거해 제2공항 반대를 외치며 관련 절차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반대측은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국토부와 제주도정에 맡겨두지 않겠다. 도민의 뜻으로 결정하겠다”며 “장기간의 제2공항 건설과정 동안 일어날 제주사회의 갈등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어 “착수보고회부터 오늘의 최종보고회까지 모두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무리한 난개발을 막고 국제자유도시가 아닌 제주사회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가 발주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포스코 컨소시엄(한국종합기술, 평화엔지니어링,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맡아 진행했다. 용역기간은 6월23일까지다. 용역비는 37억5000만원이다.

국토부는 기본계획 용역이 마무리되면 관계부처 협의, 지역주민 및 자치단체 의견수렴을 거쳐 빠르면 10월께 제2공항 기본계획을 고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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