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등 갈등상황 발생한 가장 근원의 이유는 공론화 과정 생략”

김태석 의장. ⓒ제주의소리
김태석 의장. ⓒ제주의소리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2공항 등 갈등 상황이 발생된 근본적인 이유로 행정이 도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공론화 과정 생략’이라고 꼽았다.

김태석 의장은 20일 제373회 제1차 정례회 폐회사를 통해 제주 최대의 기업이자 집행기관으로서 제주도정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회기에서 진행된 2018회계연도 결산안 심사와 관련해 “집행률은 다소 개선됐지만 허술한 관리로 재정손실이 고스란히 도민들의 피해로 남게 됐다”, “도교육청의 경우도 순세계잉여금이 747억원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결산심사 결과를 거론하는 이유는 제주경제의 시그널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재정수입의 획기적 증대를 가져왔던 부동산경기는 침체되고 있고, 내국인관광객 감소 또한 제주의 기반산업인 관광산업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제주지역 공공부분의 부가가치가 GR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전국평균의 2배에 달한다. 사실상 제주도가 제주의 최대기업”이라며 “따라서 제주도정의 재정투자계획은 지역사회의 경제 부흥과 경제 쇠락의 갈림길에서 그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결산을 이미 집행해버린 사후적인 일이라 무효로 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법적 효과가 없다는 식으로 치부하고 있어 의회에서 지적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제주도는 도민의 뜻을 담은 의회의 요구사항에 대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지사의 리더십도 도마에 올렸다.

김 의장은 FIFA가 주관한 U-20 월드컵을 예로 들며 “우리는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과만이 아니라 감독의 숨은 노력에 주목해야 한다”며 “나를 따르라 식의 일방적 지시로는 조직의 단합된 시너지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명제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리더의 역할에 따라 조직의 잠재력과 성취가 얼마만큼 나아질 수 있는지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금 제주에 칡덩굴처럼 얽혀 있는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 원희룡 지사를 겨냥했다.

김 의장은 이날도 제2공항 갈등해법으로 제시된 도민 공론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도정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도민의 84%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공론조사를 ‘시간끌기’, ‘숨은 정치적 의도’로 치부해버리고 있다”며 “도민의 84% 모두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의 갈등상황이 발생된 가장 근원의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행정에서 도민의 여론을 충실히 수렴하지 않았던 ‘공론화 과정 생략’이지 않느냐”며 “함께 모였을 때 소수의 훌륭한 사람보다 더 훌륭할 수 있다. 집단의 지성과 뜻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공론조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김 의장은 “개발을 정당화하는데 악용되는 전문가들의 식견보다는 도민 개개인이 갖고 있는 탁월함과 지혜에서 답을 구해야 한다”며 집단지성을 통한 해법 찾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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