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OPIST 고위급 정책포럼’서 신왕근 제주관광학회장 주제 발표

21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KOPIST 고위급 정책포럼이 열렸다.

제주관광의 지속가능을 위해서는 제주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단순 서비스·직무 중심의 사업 투자 유치는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1일 오후 2시부터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KOPIST 고위급 정책포럼’에서 신왕근 제주관광학회장(제주관광대학교 교수)는 ‘제주관광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의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201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2007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580만명 수준에서 2017년 1470만명으로 급증했다.
 
제주 GRDP(지역내총생산)는 2011년 11조원 규모에서 2017년 18조원 수준으로 52% 증가했다.
 
반면, 제주도민 연간 소득은 2011년 2100만원에서 2017년 2847만원으로 30% 정도 증가했다. 이는 2017년 전국평균 3365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신 회장은 제주 관광이 양적 성장은 거듭해왔지만, 정작 성장 중심의 ‘사람’은 빠졌다고 꼬집었다. 
 
신 회장은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학계에서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났고,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서 제주 이주민도 늘어났다. 체류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상하수도·쓰레기·교통 체증 등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문제가 발생하자 제주 관광 산업 활성화에 대해 의문을 갖는 도민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같은 개발 사업에 대해 어떤 마을은 찬성하고, 어떤 마을은 반대한다. 사업자와 주민, 시민사회단체 등 이해 당사자들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왕근 제주관광학회장이 지속가능한 제주 관광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신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과잉관광을 겪는 도시들이 제주와 비슷하다.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다보니 사회 인프라 확충 등이 부족했다. 양적으로 팽창한 제주 관광이지만, ‘사람’이 중심에서 빠졌다. 이제라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사회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제주도정과 관광 산업체, 학계 등이 ‘원팀(One-Team)’이 돼 각종 정보를 공유하면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등 지속가능한 제주 관광을 준비해야 한다”며 “제주 발전을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언인가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최근까지도 외화벌이를 위해 제주에 투자하는 외국 자본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는 사업 내용을 제대로 꼼꼼히 살펴야 한다. 단순서비스 직무 중심의 자본 유치를 지양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회장은 “대형관광시설의 경우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다. 단순 서비스 직무가 중심된 산업이며, 이같은 사업은 저임금을 야기할 수 있다. 양적성장이 아닌 질적성장을 위해 투자 의향을 내비친 사업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기는 이제 지났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최·주관한 이날 정책포럼은 한국 관광개발 경험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개발도상국을 위해 마련된 행사이기도 하다.
 
이와관련, 네팔과 라오스, 몽골, 미얀마,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 등 아시아 10개국과 볼리비아, 파라과이, 페루 등 중남미 3개국 관광부처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정책포럼에서는 스코틀랜드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교 톰 바움 교수 ‘관광을 통한 부가가치와 일자리 창출’ 기조 강연과 함께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올레길 관광이 지역주민사회 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확대에 미친 영향’ ▲남성준 제주스타트업협회 부회장 ‘미래 관광일자리 관광 스타트업 육성에 달려있다’ 등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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