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5월27일 버린 종량제봉투 소각재 위치 확인...6월28일 경찰 65명 투입해 뼛조각 수색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7.여) 제주에서 버린 쓰레기를 확인하는 작업이 범행 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야 이뤄지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8일 오후 2시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 방범순찰대와 형사 등 65명과 수색견 2마리를 투입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제주시와 경찰은 굴착기를 동원해 5월27~31일 사이 매립된 지점에서 땅을 파냈다. 소각재는 경찰 65명과 수색견이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중장비가 쓰레기가 걷어내자 하얀 연기와 함께 매캐한 연기가 쏟아져 나왔다. 순간 목이 막히고 숨쉬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이날 수색은 지난 26일 고희범 제주시장이 피해자 강모(37)씨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족 측이 시신의 일부인 뼈 조각이라고 찾을 수 있도록 행정에서도 도와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뤄졌다.

고 시장은 27일 쓰레기 매립장을 찾아 발굴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 결과 매립장 직원들이 매립 당일 찍은 사진 속 위치를 확인해 전격적으로 작업 계획이 세워졌다.

고유정은 5월25일 오후 8시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강씨를 살해하고 이틀간 시신을 훼손했다. 5월27일 고유정은 펜션을 나서면서 클린하우스 2곳에 쓰레기봉투 4개를 버렸다.

애초 경찰은 5월27일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지만 사흘 뒤인 5월30일에야 해당 클린하우스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영상에는 고유정이 500m 거리에 있는 클린하우스 2곳에 각각 1개, 3개의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고씨가 시신을 제주에 버렸을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해 왔다. 해당 쓰레기봉투에 무엇이 들었는지에 추정만 할 뿐 사체 일부가 있는지 여부는 특정 짓지 못했다.

5월31일 형사들을 쓰레기 매립장에 보냈지만 이미 소각 된 뒤였다. 제주에서는 종량제봉투 쓰레기를 6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대부분 하루 안에 소각 시킨다.

경찰은 고유정이 버린 쓰레기가 5월27일과 31일 사이 소각돼 매립된 것으로 판단했다. 5일 사이 매립장에 들어온 물량은 약 120t이다.

제주시는 소각장에서 쓰레기가 재로 변하면 포대에 담아 한꺼번에 매립작업을 진행한다. 매립시 2.5m 깊이에 냄새를 저감시키는 약품을 뿌리고 흙으로 덮는다.

경찰 관계자는 “애초 매립장 수색 요청시 매립장 관계자는 빗물유입방지 시설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의견을 전했다”며 “냄새와 비산먼지에 대한 민원도 우려됐다”고 밝혔다. 

고희범 시장은 “시신의 일부라도 꼭 찾아달라는 유족의 부탁을 받아 경찰과 협조해 수색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며 “힘든 작업이 되겠지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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