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7.여)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청이 자체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일 경찰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고유정 사건에 대해 본청 차원의 진상조사팀을 꾸려 수사 전반을 확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민 청장은 “현장에서 잘 안 되는 것들이 어떤 것인가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며 “소홀함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조사를 진행해 이에 상응하는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고유정 사건은 경찰수사 단계에서 실종 초동수사 CCTV 미확보, 범행현장인 펜션 내부 보존 소홀, 범행 현장 폴리스라인 미설치, 피의자 주거지 압수수색시 졸피뎀 미확보 논란이 있었다.

언론을 통해 부실수사 의혹이 확산되자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장과 여성청소년과장, 실종팀장, 형사계장, 형사4팀장은 21일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 공동명의로 해명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에서 경찰은 여러 의혹에 오목조목 반박했지만 박기남 경찰서장이 피의자에 대해 ‘현대판 조리돌림으로 비춰질 것을 염려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조리돌림은 죄를 지은 사람을 벌하기 위해 끌고 돌아다니면서 망신을 시킨다는 의미다.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면서 조리돌림 표현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경찰청은 조만간 진상조사단을 제주지방경찰청과 동부경찰서에 보내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 담당 부서를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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