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기억이 파편화 돼 진술하기 어렵습니다”

고유정은 검찰 조사에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파편화’라는 다소 낯선 단어를 써가며 진술을 전면 거부하자, 검찰은 고씨에 대한 심리학적 자문까지 의뢰하기로 했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6월12일 이후 고씨를 10차례나 불러 조사를 벌였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온 직후, 고씨는 수사상황에 대한 언론 노출 등을 문제 삼으며 진술을 일절 거부했다. 이후에는 기억이 파편화 돼 있다며 아예 입을 닫았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와 대검찰청 진술분석관 면담도 거부했다. 검찰은 변호인을 통해서도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고씨는 시종일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 남편이 의붓아들 사망사건에 대해 자신을 고소한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교도소 생활에는 별다른 심리적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씨가 프로파일러와의 면담 과정에서 성격장애증세를 일부 보인 사실을 확인하고 전문기관을 통한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 등 심리학적 자문을 구하기로 했다.

고씨가 정실질환을 내세워 심신미약을 주장할 경우 감형 사유가 될 수 있다. 반면 검찰은 가능성을 낮게 봤다. 심리상태 자문 결과는 재판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씨는 극단적인 인명경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며 “범행 이후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등 일반인에서 볼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행에 의한 정당방위도 왜곡된 의식에서 나온 주장으로 보인다”며 “고씨가 지금이라도 망자와 유족들의 원한을 풀기 위해 진실을 얘기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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